미투 이후, 온당한 절차 밟아 무고한 피해자 없어야
성폭력 상담소, 여성기자에 지지와 연대의 마음 표해
가해자 Y 기자, 모든 행위들 즉각 멈춰야 할 것

 

지난 23일 부천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 상담소(이하, 성폭력 상담소)가 부천소재 인터넷신문 Y 기자에 의한 성희롱과 여성비하 발언에 대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여기자들의 기자회견이 열린지 4일만에 성명서를 밝힌 성폭력 상담소는 “Y 모 기자는 **복지신문을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지’신문으로 바꾸어 부르거나 모 여성 기자에게 ‘아줌마’라고 칭하는 등의 성희롱 및 여성비하 발언을 일삼았다.”고 밝히며, “2차 피해는 성폭력 피해 이후 피해자를 비난하는 말 혹은 행동을 의미하며, 가해자나 가족, 친구와 같은 주변인 뿐 아니라 법적 과정을 진행함에 따라 마주치게 되는 법조인들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고 고 2차 피해를 우려했다.

성폭력 상담소는 #미투 기자회견에도 기자회견 끝날 때까지 참석해 있었 Y 기자를 성희롱과 여성비하 발언을 일삼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가해자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궁금할 따름이다고 어이없어 했다.

또한 발언을 했던 모 기자는 #미투 이후 공식행사에서 뿐 아니라 월요일마다 시청 브리핑룸에서 Y기자를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으며, 이에 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등의 심리적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고 밝히며, Y기자와 분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2차 피해는 당연할 수 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성폭력 상담소는,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미투운동 과정에서 피해자를 지지하고 연대의 마음을 보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않다’거나, ‘왜 그때 거부하지 않았느냐’, ‘멀쩡한 사람 앞길 망쳐놓는다’라는 이유로 피해자를 비난하고 그들의 행실이나 삶의 이력에 대해 평한다. 악의적으로 확산된 ‘소문’들은 성폭력과 #미투운동의 본질을 흐리며 소중한 말하기를 훼손하고 있다.”고 피해자들을 대변했다.

더불어, “이는 성폭력 및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이해의 부재를 반영한다. 가해자는 평소 ‘장난’을 가장한 성폭력을 성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며, 단지 ‘장난’이었는데 성폭력이라고 말하는 피해자를 두고 까칠하거나, 가해자의 앞날을 망치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 성폭력은 동의여부보다는 피해자의 저항 정도, 폭행과 협박 유무, 피해자 개인 이력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폭행·협박이 없거나 죽을 만큼 저항하지 않으면 성폭력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가해자들은 이런 법의 맹점을 이용해 피해자를 무고로 몰거나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피해자의 성격, 직업 등 성폭력 피해와 아무 관련 없는 피해자 개인 신상을 가지고 성폭력 범죄를 부인한다. 이런 식으로 가해자들은 성폭력 혐의에서 쉽게 벗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성폭력 피해와 동시에 죄가 없는 가해자를 고소했다는 혐의까지 덧씌워져 무고나 명예훼손 같은 3차 피해를 당하기도 한다.”고 강조하며, 현재 부천에서 일어난 여성기자들의 #미투운동 또한 만연한 2차 피해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피해자의 신변 보호를 강조했다.

성폭력 상담소는 “당장 매주 월요일마다 시청 브리핑룸에서 다시 Y기자를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Y기자는 자진하여 이 장소에 나오기보다는 성희롱과 여성비하 발언에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하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조직차원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성폭력 상담소는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 카다리 부의장의 미투운동에 대한 반격(backlash) 현상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여 ‘미투운동 이후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양상은 한국의 독특한 현상이며, 이런 사례를 본 적이 없고, 이게 얼마나 강력한 전략인지 정부가 인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제 외부로 성폭력 피해 말하기를 시작한 피해자들의 대책을 세워 ‘온당한 절차’를 밟아 무고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부천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에서는 평소보다 두 배 가까운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동안 성폭력 피해에 대해 말하지 못했던 피해자들은 #미투운동의 전개과정에서 담아두기만 했던 일을 다시금 상기하게 되는 어려움을 겪은 반면, ‘나도 말해도 되는 구나’라는 용기를 얻어 상담소를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를 향한 주변인들의 지지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북돋우는 일로 어려운 선택을 한 부천지역 여성기자의 #미투에 지지와 연대의 마음을 표했다. 또한 가해자는 성폭력 말하기를 가로막는 모든 행위들을 즉각 멈출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오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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