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집필 활동으로 부천 문학의 대들보 역할
시각장애인에 관심 갖고 점자도서 발간하기도해

지난 2004년 부터 올해 11월 까지 무보수 명예직으로 본지 편집주간을 맡아 오신 구자룡 시인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면을 바칩니다. 앞으로도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위해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평생 걸어온 문학의 길
구자룡 시인의 저서에 실린 그의 사진은 항상 옆모습이다. 단발머리에 두꺼운 뿔테 안경에서 문학을 하는 사람의 분위기가 난다. 구 시인은 현재 부천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300 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는 ‘복사골 문학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구 시인은 수주 변영로 선생의 올곧은 시정신과 뛰어난 문학성을 계승발전 시키기 위해 개최되고 있는 수주문학상 운영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구 시인은 민족문학작가회의 부천지부 상임이사, 부천문화 예술위원 등을 맡아 부천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구 시인은 작품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해 지난 1968년 첫 시집인 ‘겨울비 내리다’를 발표한 이후 현재 까지 4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구 시인은 얼마전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부천지부로 부터 부천예술공로상 문학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에 각별한 관심
구 시인을 직접 만나본 사람들은 그의 두꺼운 안경에 먼저 시선을 집중한다. 그토록 두꺼운 안경을 쓰고 다니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구 시인은 아주 어릴 적 머리에 화상을 입어 그 뒤로부터 시력이 저하되었는데 작가의 꿈을 키워가던 청소년기에 좋지 않은 조명시설 아래 많은 독서를 하다 보니 시력이 더욱 나빠져 그처럼 두꺼운 안경을 쓰게 된 것 같다고 한다.


젊은 시절부터 시력이 안 좋던 구 시인은 언제가 자신도 시각장애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 하게 되었는데 그러한 생각을 하다 보니 시력이 남아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작품을 남기는 것이라고 판단, 매년 한 권의 책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밝힌 대로 구 시인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출간한 책이 40권정도 되니 자신과의 약속은 지킨 셈이다. 그러나 구 시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이 눈이 보일 때 작품을 남기기 위해서였던 만큼 시각장애인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1998년 구 시인은 점자시집을 출간했다. 많은 작품 가운데 어떤 작품을 점자도서로 발간할지 고민한 끝에 구 시인은 그의 시집 ‘어머니, 얼마나 좋으신지’를 선택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중년의 나이가 될 때까지 어머니와 함께 살 수 없었던 그 시인은 이 시집에서 어머니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과 사랑을 시로 옮겼다.


문예진흥원에서 기금을 지원받고 구 시인의 사비를 털어 부천점자도서관에서 점자 시집 제작에 들어갔다.
제작된 점자 시집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무료로 배포되어 시집을 접한 시각장애인들은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절절히 느끼며 많은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시각장애인과 점자에 대한 관심이 매우 낮았던 당시의 상황을 고려할 때 구 시인의 점자 시집 발간은 정보와 문화 접근에 소외되어 있던 장애인들도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시도했다는 점에서 한 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구 시인은 지난 8월 본지에서 실시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취임 2주년 기념 인터뷰 석상에서도 횡단보도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향신호기에 대해서도 제대로 관리해 줄 것을 김문수 지사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늘 새로운 작품 활동에 매진
구 시인은 부천 소명여중에서 30여 년간 국어 교사로 재직한 뒤 정년퇴임한 뒤 현재 부천시 작동 까치울 전원단지에서 햇님나라 구경간 채송화 어린이 집을 운영하고 있다. 구 시인은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해맑은 동심을 작품에 담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구 시인이 예전에 발간한 동화 ‘털보아저씨’를 만화로 제작해 ‘구자룡 동화, 만화와 만나다’ 전시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구 시인은 늘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다양한 창작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오혜진 기자

▲ 김문수 경기도지사 취임 2주년 기념 인터뷰 모습, 사진 왼쪽 부터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형만 본지 회장, 본지 편집주간으로 참석한 구자룡 편집주간
▲ 구자룡 편집주간(사진 오른쪽)이 지난 2월 실시한 경기복지신문 창간 5주년 기념식 및 2007년 장애인복지를 빛낸 10대 인물 선정 기념패 수여식에서 김용서 수원시장에게 선정기념패를 전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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