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아들은 내 나침반, 중심 잃지 않고 봉사하며 살 것
전문적인 지식과 몸소 느낀 경험으로 사회적 약자 도울 것

용인시장애인단체협의회 유향금 회장
 용인시장애인단체협의회 유향금 회장은 최근 용인시의원 예비후보에 도전했다. 그러나 직접 만나본 유향금 회장은 여러 장애인단체의 장이기 이전에 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였다. 장애아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눈가에 고이는 눈물과 떨리는 목소리는 유향금 회장이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이 처한 현실에 얼마나 가슴 아파하는지 알게 해주었다. 유향금 회장은 장애인 가족들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시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했다고 피력했다.

용인시장애인단체협의회가 올해 꾸려졌다. 회장을 맡으셨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우선 동참해주신 모든 장애인단체 회장님들께 감사드린다. 부족한 저에게 협의회 회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겨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동안 용인시 장애인 단체들이 연합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해 염려스러웠는데, 이번 기회에 협의회라는 곳으로 모두가 한 마음으로 모이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용인시 장애인 단체 10개 중 아직 2개 단체는 협의회와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해당 단체장들을 만나 모두가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용인시장애인부모회 지부장도 역임하시고 계시는데 언제부터 맡고 계셨나?
 =제6대 지부장을 맡고 있다. 지금 용인시부모회가 발족한지는 18년 정도 됐다. 한국장애인부모회라는 중앙회라는 기구가 있고, 그 밑에 경기지회의 각 해당 시지부가 있다. 중앙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것은 30년 역사가 되었고, 용인시장애인부모회는 20년 가까이 되었다.

자제분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다. 장애인 자녀를 양육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둘째 아들이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 아이가 2살이 되었을 때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언제까지 주저앉아 울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엄마였다. 그 후로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아이를 데리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아이들의 미래를 고민하게 되었다. 25년 전에 처음 아이를 양육할 때는 지금하고 환경이 많이 달랐다. 당시 용인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아이가 교육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없어서 버스를 세 번씩 갈아타면서 과천까지 아이를 교육시키러 다니기도 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뛰어다니며 같은 학교 부모님들과 서로 의지하게 되었다. 그렇게 1999년에 마음이 맞는 여러 부모님들과 자조모임인 ‘수호천사회’를 조직하게 되었다. 그렇게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봉사활동을 시작한 게 계기가 돼서 지금까지 왔다.

용인시가 타지보다 잘하고 있는 장애인 복지에 대해 소개해달라.
 =용인시는 장애인복지관이 구마다 하나씩 있다. 처인구, 기흥구, 수지구 장애인 복지관이 있어서 장애인들에게 많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좋아,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고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알고 있다. 장애인복지관 뿐만 아니라 다른 인프라 역시도 굉장히 풍부하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장애인부모회하고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용인대 특수체육교육과, 단국대 특수교육학과, 강남대 특수교육학과 등과 같은 교육인프라가 풍부해 장애인 자녀들의 교육이나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또한 삼성반도체와 같은 기업들의 후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삼성반도체에서 물질적 후원과 함께 삼성 직원으로 구성된 봉사단의 활동은 용인시 장애인 복지의 큰 힘이 되고 있다.

용인시 장애인복지를 위해 앞으로 무엇을 할 계획인가?
 = 용인시장애인부모회장으로서 성인기 장애인 자녀들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훈련센터와 보호 작업장 건립을 위해 노력하려 한다. 또한 회원들의 가장 큰 희망사항인 단기보호시설과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설치를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이러한 구체적인 내용 말고도 내게는 인생의 마지막 꿈이 있다. 부모들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우리들의 장애 자녀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것이 내 계획이며, 내가 가야할 길이며, 내 삶의 이유다.

이번에 용인시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한다고 들었다. 출마하시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사실 정치를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고 준비한 것은 아니다. 주변의 권유도 있었지만 완전히 마음먹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현재 장애인 당사자가 시의원이나 도의원같이 지방정책에 직접 참여하고 정책 활동을 펼쳐나가 활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장애인부모회장을 4년째 하면서 장애인 당사자의 어려움을 담아내는 정책들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정책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니기에 느끼는 실질적인 한계도 있었다. 그렇기에 당사자의 입장에서 장애인, 노인, 여성, 청소년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정책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에 지방선거에 도전하게 되었다.

 
이력을 보니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하셨다.
 =아이가 장애인인 것을 알고 난 후 어머님들과 자조모임을 만들어 활동을 펼쳐나가다 보니, 경험뿐만이 아니라 이론과 전문적 지식 역시도 병행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매달 일정 금액을 적립하면서 사회복지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40대 중반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사회복지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해 석사과정을 거쳤다. 현재는 교수님들의 권유와 더 큰 꿈을 위해 역량을 키우자는 생각으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으며, 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장애인부모운동을 역사주의적 관점으로 재조명하는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계신데,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시는지?
 =이전부터 도전적인 성향이 강했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남다르게 여러 가지 분야에 도전을 했다. 예를 들어 학부모회장 시절에 다른 아이들은 유치원, 초·중·고 내내 졸업여행도 가고 졸업앨범도 만들고 하는데, 아이들이 장애가 있다는 이유 때문에 그런 것들을 못하게 되는 게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마음 맞는 부모들과 힘을 모아서, 제도권에서 시행되지 않는다면 우리 부모들만이라도 아이들에게 추억을 선물하자해서 졸업여행도 제주도로 다녀왔고, 졸업앨범도 직접 만들어 나눠 주었다. 이와 같은 경력들이 다소 있다. 
 물론 남편의 지지와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 덕분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었고, 그것을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무엇보다 내 인생에 나침반이 되어 주는 사랑하는 아들이 있어 이 길을 기쁘게 가고 있다. 조금이라도 안일한 생각이 들거나 편한 길로 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는 아이가 나를 잡아준다. 그렇게 중심을 갖고 처음 가졌던 마음으로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을 위해 봉사하고, 그들을 위해 늘 고민하는 사람으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도 받으신 걸로 알고 있다. 내역이 무엇인가?
 =25년 동안 부모님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교육 강의를 많이 다니고 있다. 아이의 생의 주기에 따라 어머님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닥칠 것이며, 그러한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을 해나갈 것인가라는 가이드들을 교육을 시켰다. 또한 장애인 자녀를 둔 아버지들의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사실 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보다 더 외로운 사람은 아버지들이다. 아버지들은 아픔을 공유할 대상도 서로를 지지해줄 기반도 없다. 그러한 아버지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장애인 자녀를 둔 아버지들의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또한 비장애 형제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모임 역시 만들었다. 그 안에서 서로 정보도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지지자가 되어 16년 동안 잘 운영되어 오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긍정적으로 봐주어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게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경기복지신문 독자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린다.
 =이번에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의 대변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지방선거 시의원 예비후보로 도전하게 되었다. 아직도 장애인들이 살아가기에 이 사회에는 실질적 어려움과 사회적인 편견이 많다. 그러한 아픔을 복지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25년간 아이를 키워오면서 현장에서 배운 경험을 정책에 담아내고자 도전하게 되었다. 장애인분들과 장애인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봉사할 것이며, 아직 부족하지만 여러분들에게 하나의 희망이 되고자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과 함께 늘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린다. 

인터뷰 = 오혜정 편집국장
정리 = 박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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