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센터 올해 181명 아동 관리 40개 사업 추진
지난해 고위험군 아동 56명 중 66% 개선 ‘성과’

 

 

초등학교 2학년 영철(가명)이는 요즘 신이 났다.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대형 테마파크 어린이 놀이터에 다녀왔고 두 달 전에는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요즘은 미술교육과 학습지 공부를 하며 예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호사(?)를 누리고 있다.
아빠 없이 엄마와 뇌성마비를 가진 동생과 함께 생활하는 영철이가 이런 특별활동을 하게 된 것은 부천시의 드림스타트 사업 덕분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드림스타트 사업은 영철이처럼 불우한 가정환경에 있는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되찾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장애인 가정 아이들 보듬어
부천시드림스타트센터는 현재 만 12세 이하 181명의 저소득, 한부모 가정 자녀들을 돌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성곡동, 원종1동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올해는 성곡동, 원종2동, 고강본동, 고강1동까지 지역을 확대하고 예산도 늘였다. 대상 아이들 중에는 부모 또는 형제가 희귀질환, 뇌병변, 시각장애, 지적장애 등 장애를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질병과 장애, 저소득으로 인해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겪는 아픔과 외로움을 부천시드림스타트센터가 보듬기 시작한 것.
가족해체, 사회양극화에 따라 빈곤층이 증가하고 이 때문에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통합적인 서비스의 제공 필요성이 늘어났다. 특히 드림스타트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아동보호 기반을 구축하고 주민참여를 통한 다양한 조직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믿음아저씨로 통하는 최연배 부천시드림스타트센터 주무관은 “건강, 보육, 복지 등 기존의 파편화된 개별서비스로는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을 끌어안을 수 없다”며 “드림스타트 사업은 가족 스스로의 강점을 발견하게 하고 가족 스스로 아동 양육기능을 키워나갈 수 있는 다양한 역량강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험군 아동 66% 개선
드림스타트사업이 시작된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워 매우 불안한 생활을 하던 아이들 56명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선정하고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올해는 이들 중 37명이 안정을 되찾게 된 것.
고강동에 사는 희선이(가명, 12살)의 경우 아버지가 6년전 뇌졸중으로 갑자기 돌아가신 뒤 가정형편이 급격히 나빠졌다. 아버지의 사업빚을 떠안게 된 희선이네는 급기야 파산을 하기에 이르렀고 작년에 월세 35만원짜리 집을 찾아 고강동에 들어왔다.
그러나 새로운 보금자리는 물이 줄줄 새는 낡고 오래된 집이었고 벽에는 늘상 곰팡이가 피었다. 드림스타트센터 직원이 희선이네를 방문했을 때는 방바닥에 물이 잔뜩 고여 있는 상태에서 엄마와 희선이, 장애가 있는 동생 모두 희망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드림스타트센터는 희선이네를 사례관리대상 고위험군으로 보고 주거환경, 양육환경 개선을 위해 동주민센터, 지역자활센터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벌였다.
결국 저렴한 정부지원 대출 프로그램을 찾아 5천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주선했고 물이 새지 않는, 햇빛이 들어오는 따뜻한 집으로 이사했다. 희선이는 지난해부터 가족 문화체험, 미술치료, 독서지도를 받으며 웃음을 되찾았고 엄마는 드림스타트의 열렬한 지지자가 됐다.

 

드림스타트가 삶 바꿔
이처럼 매우 불안정하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아이들을 보듬고 가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드림스타트센터 측은 매주 사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4개월간 17회의 통합서비스 지원을 위한 사례회의를 개최하고 희선이와 같은 아이들과 그 가정을 지원했다.
그 결과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있는 가정에 보건소를 통한 방문건강관리서비스를 지원하고 집에서 외롭게 생활하던 장애인을 복지관과 연계해 장애인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던 장애아동은 대학병원과 연계해 MRI검사를 통해 운동 및 작업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맞벌이 가정에는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아동돌보미 서비스를 연계해 아이들이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했다. 관절이 약해 걷지 못하던 할아버지는 지역병원을 통해 관절수술을 받았으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지 못했던 아이들 39명이 선물을 받았다.
부천시드림스타트센터가 연계한 이러한 복지서비스는 지난해에만 100여건에 달하며 약 150명의 아이들과 가족들이 혜택을 보았다.
최연배 주무관은 “방법을 알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하던 가족들에게 서비스를 연계해 주면 사소하지만 그 분들의 삶이 바뀐다”며 “희선이네처럼 절망 속에 있던 가정이 희망과 기쁨을 되찾는 것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 주무관은 또 “이런 복지서비스 연계 외에도 드림스타트센터는 건강, 인지, 언어, 정서, 행동, 부모 등 40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저소득아동에 대한 적극적이고 투철한 사례관리를 통해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하성 기자


미니 인터뷰

실질적인 보살핌 지속할 것



오영승 부천시드림스타트센터장

-드림스타트사업의 취지는?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아동빈곤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어려움은 가족해체를 가속화시켜 우리 아이들이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드림스타트사업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는 것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아동 개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아동에게 공평한 출발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아이들이 존중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드림스타트사업의 목표다.

-지역아동센터와 어떻게 다른가?
=드림스타트사업은 저소득 아동의 사례관리를 보다 질적이고 전문적으로 한다는 차이가 있다. 지역아동센터도 사례관리를 하는 곳이 있지만 센터 별로 차이가 많고 양적으로 넓은 곳을 담당한다. 지역아동센터가 방과 후 학교, 공부방의 개념이 강한 반면 드림스타트센터는 아동을 위해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다르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에 관련 예산을 더 확보해 사업을 확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전담팀을 만들어 드림스타트사업을 보다 세밀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극적이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을 위해 꼭 필요한 드림스타트사업이 더 크게 발전하고 더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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