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아·태경제사회위원회의 10년 장애인인권 행동계획 민간협의체 누구?

아태장애인연합 대회 모습

아·태장애인연합(AP-DPO UNITED)이 ‘제3차 아·태 장애인 10년’의 민간주체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아·태장애인연합 창립을 주도하고 있는 ‘제3차 아·태 장애인 10년 준비를 위한 연대회의’는 지난 23일 성명을 발표하고 “아시아·태평양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10년을 열어 줄 ‘제3차 아·태 장애인 10년’의 주인공은 아·태장애인연합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계 장애인들의 권리향상과 능력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개최되는 ‘2012인천세계장애대회’가 지난 24일 공식일정에 들어간 가운데 벌어지고 있는 제3차 아·태 장애인 10년의 민간주체 논란을 살펴봤다.

안진환 상임대표
초유의 장애인 국제학술행사
2012인천세계장애대회는 ‘제3차 아태장애인10년(2013~2022)’이 다가옴에 따라 장애관련 국제동향 및 이슈 공유로 국제적 공감대 형성과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 마련된 국제대회다.
이번 대회에서는 민간단체 주관으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장애인대회(APDP, 24∼27일)를 시작으로 아태장애포럼 콘퍼런스(APDF, 26∼30일), 세계재활협회(RI, 29일∼11월2일) 세계대회, UN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유엔에스캅) 정부간고위급회의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번 인천대회에서 가장 권위있고 영향력 있는 단체는 바로 UN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로  정부간고위급회의(11월 1~2일) 등을 개최한다.
정부간고위급회의에서는 보건복지부 임채민 장관을 비롯한 유엔에스캅 회원국의 각료급 대표단이 참석해 지난 제2차 아태장애인 10년을 점검하고 제3차 행동계획 실행을 선포할 계획이다.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10년’은 아시아태평양 여러 나라의 경제재건과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에스캅이 이 지역 장애인들의 인권 향상을 약속하며 지난 1992년경 마련한 행동계획이다.
특히 유엔에스캅은 이 행동계획의 효과적 이행을 위해 장애인당사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협의체를 가동해 왔는데 1차 때는 아태지역 민간단체연합회(RNN, Regional NGO Network), 2차 때는 아태장애포럼(APDF, Asia Pacific Disability Forum)이 유엔에스캅의 정책 파트너로 활동했다.
그런데 이번에 논의되는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 계획에 아·태장애인연합이 민간협의체임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새로운 10년은 장애인 참여로
아·태장애인연합이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 계획의 민간협의체임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제3차 아·태 장애인 10년 준비를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서인환 장총련 사무총장은 “지난 20년 동안 ‘아·태장애인 10년’은 각국 정부 대표들의 잔치였을 뿐 정작 장애인당사자들은 아·태장애인 10년이 무엇인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 언제 제정되었는지 알지 못한 채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서 소외돼 왔다”며 “장애인당사자들은 새로운 10년을 앞두고 장애인 참여의 보장으로 장애인이 체감하는 변화를 도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 총장은 또 “아·태장애인연합은 제3차 아·태 장애인 10년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아·태지역 장애인 당사자 단체로써 장애인들이 조직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연합체”라고 소개하고 “새로운 10년에서 우리 장애인들은 기필코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교육받고 노동할 권리를 누릴 것이며 그날까지 주체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제2차 아태 장애인 10년을 준비한 아태장애포럼에 대한 공격도 잊지 않았다.
연대회의 측은 “아태장애포럼은 장애 관련 전문가들의 포럼으로 장애인당사자의 대표성을 가지지 못했다”며 “지난 10년 동안 이 포럼은 사무국도 없이 에스캅에서 회의가 열릴 때 몇몇 전문가들이 모여 몇 시간의 회의를 해온 것이 활동의 전부였다”고 혹평했다.
연대회의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럼의 실세인 한국재활협회(RI KOREA)는 장애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그동안 축적해온 자원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가동해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까지 전문가들의 것으로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장애인당사자들은 제2차 아·태장애인 10년의 민간협의체였던 아태장애포럼이 지난 10년을 반성하고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현재 15개국 39단체가 가입한 아·태장애인연합은 27일 역사적인 출범식을 통해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을 위한 공식적인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아태장애인연합에 힘 실렸다
그러나 지난 제2차 아태 장애인 10년을 준비한 아태장애포럼의 긍정적 역할을 주장하는 의견도 없지 않다.
일본장애인연맹 나까니시 유끼고 이사는 지난해 말 서울에서 열린 한국장애인연맹 대회에서 “제2차 아태장애인 10년이 UN장애인권리협약을 증진하기 위한 기초를 제공했으며 장애계 단체에 우선권을 줘야함을 강조했다”며 “자립생활과 CBR(지역사회중심재활)과 같은 지역 기반 서비스 제공의 기틀이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태장애포럼을 주도한 한국재활협회(RI KOREA)의 세계조직인 세계장애인재활협회(RI)는 9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단체로 장애인 재활과 권리증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오는 30일 개최되는 세계장애인재활협회 대회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참석해 ‘장애인권리협약 이행과 빈곤해결을 위한 지구촌 공동의 비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새로운 아태장애인 10년은 아태장애인연합이 아태장애포럼보다 더 많은 지분을 갖고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참여하는 정책 수립과 행동이 더 큰 지지를 얻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번 인천세계장애대회 축사에서 “장애인당사자가 중심이 된 아태장애인대회는 2013년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10년을 위해 장애인 스스로의 권리와 역할을 모색하고 다짐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기간 동안 인천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논의될 새로운 아태장애인 10년은 장애인당사자와 정부의 공동 노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혀 아태장애인연합에 힘을 실어줬다.


송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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