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아우르는 친화력과 리더십으로 상임위원장 선출
병들어 가는 사회 정화 역할하는 장애인 지원 다할 것

고인정 경기도의회 보건복지공보위원장

지난 7월 경기도의회 보건복지공보위원장에 선출된 고인정 의원(민주통합당 평택시2)은 초선이다. 초선의 고 의원이 상임위원장에 선출된 것은 그만큼 여야를 아우르는 친화력과 강한 리더십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평택대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평택시 보육시설연합회장, 경기도 보육시설연합회 부회장, 전국 공동주택보육시설특별위원장 등을 지냈다. 전반기에도 보건복지공보위원으로 활약했으며 경기도의회 정보화위원회 위원장, 민주통합당 부대표를 맡았다.
고 위원장의 정치 모토는 ‘아이 기르기 좋은 세상! 어르신이 대접받는 세상!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으로 소외계층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를 펼치고 있다. 고 위원장이 주도하는 후반기 보건복지공보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좌로부터) 본지 안선숙 대표, 고인정 경기도의회 보건복지공보위원장, 송하성 기자가 인터뷰를 하고있다.

 

―4개월 남짓 위원회를 이끈 소감은?
=많이 힘들었다. 여기저기 다니며 보람을 찾기보다 일에 쫓겨 정신없이 바빴다. 다만 많은 분들을 만나며 늘 경청하는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후반기 보건복지공보위에는 재선, 부의장·상임위원장·대표 출신 등의 뛰어난 경력을 가지신 분들이 많다. 선배·동료 의원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을 것이며 이분들이 자발적이고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의욕을 북돋는 위원장이 되겠다.

-많은 장애인들을 만났을 텐데 느낀 점은?
=가장 훌륭한 복지제도를 가진 것으로 유명한 스웨덴은 모든 것을 장애인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가가 아닌 개인이나 가족이 장애인을 책임지려다보니 “너 하나만 없어지면 되는데...”하는 나쁜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장애인이 없어진다고 해서 남은 사람이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니다. 내 이웃이 불행하면 나도 불행해진다. 따라서 개인 뿐만 아니라 국가나 지자체가 장애인을 끌어안고 포용하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그런 의식을 가진다면 장애인 정책에 사용하는 돈이 결코 아깝지 않다. 장애인 단체들과 대화하면서 모든 것을 장애인의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더 깊이 느끼고 있다.

-하반기 보건복지위의 현안은?
=장애인과 노인복지에 중점을 두면서 이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 또한, 저소득층과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대책과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 특히 경기도에는 다양한 복지정책이 진행 중인데 도민들이 이를 잘 모르고 있다. 복지 체감도가 낮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복지 수혜자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분들이 스스로 복지혜택을 신청해 받을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복지 체감도가 낮은 원인은?
=답답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도의 장애인, 노인, 자활 관련 예산만 연간 1조4천억원에 이른다. 엄청난 돈이지만 정작 장애인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매우 낮다.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런가. 장애유형이 다양하고 각각의 서비스 욕구가 달라 이를 다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 장애인의 복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한가. 그렇지 않다. 아무리 많은 돈을 써도 결국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해결방안은 뭔가?
=복지현장에도 수혜자들이 받으면 다시 돌려주는 공동체 의식이 살아나야 한다. 혜택을 받은 분들이 국가나 사회 등 공공을 위해 자원봉사 등을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이 교육이 중요하다. 우리는 너무 이기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 ‘때리고는 들어와도 맞고 들어오지는 말아라’, ‘무조건 남들보다 앞서야 한다’ 등 교육자체가 남보다 내가 우선이다. 이것이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복지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복지정책을 통해 취약계층이 사회와 분리되는 게 아니라 함께 사회구성으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의식이 살아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장애인 법정시설 서비스 정상화 토론에 참여했는데...
=운영 주체가 개인인 거주시설에서 사는 장애인들은 그동안 법인 운영의 장애인 거주시설보다 행정 및 예산지원이 부족해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다. 따라서 이를 법정시설로 전환했을 때 행정 및 예산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다. 일부 미인가시설들은 법정시설로 전환하면 받게 되는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싫고 예산지원이 생각보다 적으며 공공지원이 알려지면 민간지원이 끊길 수도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인권을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방치할 수는 없다. 복지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며 이 분들이 이를 다 책임질 수도 없다. 미인가시설들이 내년까지 시설전환을 하지 않을 경우 강제 폐쇄 등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시민들이 정치에 기대하는 것이 많지만 걱정도 많다.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구조와 선거과정 등의 제도는 여성의 정치 참여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원래 어린이집을 운영했는데 평택과 경기도, 우리나라의 보육시설 단체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뛰어들게 됐다. 처음엔 ‘지금도 잘 하고 있는데 왜 욕 먹는 자리에 가나’ 고민했지만 남편의 격려가 도움이 됐다. 정책반영을 위해 단체 활동에 나서는 것보다 도의원이 돼 정책을 직접 입안하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생각도 주요했다. 2006년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정치에 참여하게 됐으나 낙선한 뒤 2010년 여성공천 할당제를 통해 지역구 공천을 받았다. 선거과정에서 정치의 매력도 알게 됐다. 보육 이외의 지역현안은 꾸준히 학습했다.

-얼마 전 희말라야를 등반했다.
=올해 초 경기도생활체육회와 경기도등산연합회의 주도로 아줌마 탐험대가 구성됐고 우여곡절 끝에 8천만원의 예산이 마련됐다. 31개 시군에서 등산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아줌마 15명이 선발됐다. 본인은 도의회 팔도강산 산악회 회장이었기 때문에 탐험대장을 맡게 됐다. 희말라야를 등반하기 위해 이 때부터 훈련이 시작됐다. 다른 대원들은 수개월간 1주일에 1번씩 등반하며 꾸준히 훈련했지만 본인은 의정활동이 바빠 1달에 1번 산에 오를 뿐이었다. 그 차이가 희말라야 마나술루를 등반하는데 나타났다. 16일간 280km를 걸어 해발 5200m까지 올라갔다. 고산병 때문에 얼굴이 퉁퉁 붓고 두통과 구역질이 반복됐다. 5kg이 빠졌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돌아가는 길이 더 멀어 그러지도 못했다. 정상에 올라서니 안개와 돌멩이 뿐이어서 허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과정을 돌이켜보면 끝까지 견디며 정상을 다녀온 것이 뿌듯하기도 하다.

-경기복지신문 독자에게 한마디 해달라.
=장애인들의 삶을 보며 비장애인들이 희망을 얻는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 여러 가지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장애인들의 삶은 비장애인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는다. 비록 장애인은 어느 한 쪽이 부족할 수 있으나 이를 극복하고 대체할 능력이 다른 쪽에 틀림없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특별한 능력을 잘 개발해서 더 크게 발전하는 장애인이 돼 달라. 개인적으로 사촌동생이 지적장애인이어서 어릴 때부터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장애인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사기를 치거나 거짓말을 하기도 어렵다. 병들어 가는 사회를 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장애인이다. 장애인들이 생활에서 차별과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도의회 보건복지공보위원회의 문은 장애인들에게 더 활짝 열려 있다. 여성이자 엄마, 딸, 아내, 며느리로서 여러분의 의견을 귀담아 듣겠다.


송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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