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에 최선 다할 것

무료 콜승합차 운영 확대해 중증장애인 이동권 확보해야
장애인 합창단과 주말 농장 운영 통해 장애인 여가 선용 



-앞으로 부천시지부의 발전을 위한 포부를 말씀해 달라.
지난 2003년부터 경기도장애인복지회 부천시지부(이하 부천시지부)를 이끌어 오고 있는 김병성 지부장. 김 지부장은 6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자립기반이 약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부천시지부를 탄탄한 단체로 탈바꿈시켰다. 단체 사무실 마련, 장애인합창단 조직, 주말농장 운영 등 지역의 재가 장애인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장애인의 여가선용과 재활을 도모하고 있다. 척박한 황무지 같았던 부천시지부를 옥토로 탈바꿈시킨 김 지부장의 그간의 노력과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지난 6년간 부천시지부를 이끌어 오셨다. 그동안의 활동소감을 말씀해 달라.
=보람된 일들도 많았지만 처음 3년간은 무척 힘들었다. 외부의 후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지부를 운영해야 했다. 그 시절을 어떻게 지내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마 그 당시로 돌아가 다시 해보라고 하면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지부 임원들이나 후원회원들이 많이 도와주었고, 특히 부천시의 지원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홍건표 부천시장님께서 장애인복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펼쳐 주셨고, 복지회의 여러 가지 힘든 사정을 돌아보시고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현재 부천시지부에서 펼치고 있는 특색 사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부천시지부에서는 장애인의 문화와 여가생활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장애인에게는 건강관리가 비장애인보다 중요한 만큼 기천문 수련 체력단련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부천시 종합운동장 내에 약 20여 평 정도 되는 공간에서 전문 강사가 하루 평균 15명의 회원의 수련을 돕고 있다.


또한 장애인들의 여가 선용을 위해 주말농장을 마련했다. 지난 2년 동안 오정구 대장동에 1천 3백여 평 규모의 부지에 고추, 깻잎, 상추, 콩, 들깨 등의 무공해 채소들을 재배해 왔다. 여기서 수확한 작물을 회원들의 무료급식에 제공하고 있는데 회원들이 직접 길러서 수확한 작물을 가지고  훌륭한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웰빙(well-being)은 돈이 많은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바로 이게 웰빙이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농사를 짓다보니 힘이 많이 들어 지금은 재배 면적을 1300평에서 500평으로 줄였다.


이밖에 대표적인 문화 사업으로는 올해로 7회 째 활동하고 있는 장애인합창단 운영이 있다. 합창단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단원의 비율이 7대 3 정도 된다. 현재 일주일에 한 번씩 지부 사무실에서 외국에 유학을 다녀온 훌륭한 지휘자 선생님을 모시고 합창단 연습을 하고 있다. 매년 10월 수원에서 열리는 경기도장애인합창대회에서 부천시 대표로 출전해 금상까지 받았다. 앞으로 더 어려운 분들을 위한 위문공연을 다니게 될 정도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 합창단의 목표다.


그 밖에도 민원상담, 중증장애인 이동을 위한 무료 콜승합차 운영, 저소득 장애인을 위한 합동결혼식, 하계 수련회 등 여러 복지사업을 벌이고 있다. 


-매년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개최되는 ‘경기도장애인합동결혼식’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 낙원동에서 귀금속도매를 하는 분을 알고 있는데 그 분 아드님이 장애인이라 평소 장애인 복지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셨다. 마침 인연이 되어 경기도장애인복지회를 도와주시기로 했는데 3년 째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 30쌍에게 결혼 예물로 백금반지를 기증 해주셨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한 부부 당 50만 원정도로 매년 천오백만원이나 되는 큰돈을 후원해 주시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큰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힘들었던 만큼 보람도 많이 느끼실 것 같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또 다른 병을 얻으면 그 고통이 비장애인보다 더 심하다. 회원 중에 중풍이 들어 걷지도 못하고 거동이 힘들어 고생을 많이 한 분이 있었다. 그런데 그 분이 체력단련장에 나와서 기천문 수련을 꾸준히 하면서 지금은 지팡이를 짚고 혼자 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 겨우 이동할 수 있던 사람이 점차 호전되는 모습을 보면서 말로 할 수 없는 보람, 기쁨을 느꼈다.


어려운 고비에 부딪힐 때마다 좌절과 실망을 느끼기도 했지만 우리 지부를 통해 회원들의 삶이 나아지는 모습을 볼 때 새 희망을 얻는다.


-현재 협회를 운영하는데 있어 애로사항이 있다면.
=중증장애인 콜승합차 운영 사업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이동을 원하는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최대한 차량을 제공해 드리고 싶다. 적어도 하루에 서너 명씩 해주고 싶지만 사정이 그렇지 못하다. 현재 한 대를 운영하고 있는데 유류비 지원이 한정되어 있어 제약이 많다. 차량도 몇 대 더 늘리고 싶지만, 운전기사 인건비나 보험료 등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그나마 지금 운영하는 콜승합차도 홍건표 시장님께서 장애인 쪽으로 신경을 써주셔서 가능했던 것이다. 콜승합차가 없었던 시절에는 임원들이 돌아가면서 자비를 들여 봉사를 했다. 콜승합차 운영자 선정 사업설명회 때 시장님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눈이 펑펑 오던 날 아들의 휠체어를 끄는 백발이 성성한 노모의 머리 위로 하얗게 쌓인 눈을 생각하니 눈물밖에는 나오지 않더라. 시장님께서 우리 임원들이 지난 7년간 봉사한 걸 알아주셔서 이 사업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콜승합차 한 대로는 부천시 중증장애인의 이동 지원이 힘들 것 같다.
=콜승합차 한 대로 부천시 전 지역을 다 운행하고 있다. 더구나 무료로 콜승합차를 운영하는 곳은 부천시지체장애인협회와 우리 두 곳뿐이다. 차량과 지원비가 늘어나면 장애인들이 위급할 때나 문화생활을 할 때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상 버스가 도입되어 운행하고 있지만 노선도 한정되어 있고 배차간격, 버스 정류장까지 이동 문제 등 생각보다 이용이 쉽지 않다. 정말 거동이 불가능한 중증장애인들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콜승합차 운영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원래 사업을 크게 하셨다고 들었다. 장애인 분야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 달라.
=오래 전부터 장애인복지에 관심이 많아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었다.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지난 1996년에 고관절괴사로 고관절을 다 긁어내고 인공뼈로 대체하면서 장애를 입게 된 것이다.건재상을 크게 운영하면서 사업가로 성공했는데 IMF 한파와 장애가 겹치면서 부도를 맞았다. 좌절감이 컸지만 오히려 사업가로서의 수완과 오랜 기간의 봉사활동이 단체를 이끌어 가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앞으로 부천시지부의 발전을 위한 포부를 말씀해 달라.
=지난 5월에 어버이날을 기념해 원종공원에서 어르신 700여분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개최했었다. 장애인들이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에서 식사를 대접하고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 드린 것에 대해 큰 보람을 느꼈다. 여건만 된다면 이 행사를 매년 5월마다 정례화해서 이어가고 싶다.  또한 앞서 언급한 무료 콜승합차 사업의 확대를 위해 예산 확보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경기도장애인복지회 지부장들 중에는 복지사자격증을 딴 사람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아직 복지사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했는데 바쁜 일정이지만 시간을 내어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싶다. 무엇보다 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복지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정리=백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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