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와 협약 맺고 '경기미' 쌀과자 해외수출

“한 해에 생산하는 제품만 40~50여개에 달합니다. 그 중에서 3분의 2 가량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엄선한 제품들만 출시를 하죠.”


전 세계 55개 국가에 매장을 둔 글로벌기업 스타벅스와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쌀로 만든 과자의 조합.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에 소재한 쌀 가공업체 미듬영농조합법인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스타벅스 매장에 판로를 뚫었다.


세련된 포장 디자인에 영양가 높고 담백한 맛이 인기 비결이다. 스타벅스는 미듬영농조합법인과 지난 2007년 협약을 맺고 떡을 판매해 오다 지난 13일 국내 400여개 매장 뿐만 아니라 전 세계 55개국 1만7000개 매장에 미듬영농조합법인이 생산한 쌀 과자 제품들을 판매하기로 약속했다.


지난 15일 한미FTA 발효와 이어지는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국내 농가들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듬영농조합법인은 쌀 가공제품을 통해 농업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대표적인 업체로 손꼽히고 있다.


미듬영농조합법인은 15개 업체가 모여 제품개발, 제품디자인, 생산, 가공, 판매까지 모두 도맡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소규모 업체들은 외주업체에 맡기는 제품디자인과 관련, 디자인실을 별도로 만들어 고급화·차별화된 포장 디자인에 주안점을 뒀다. 이는 스타벅스, 뚜레쥬르 등 제품 주기가 빠른 업체들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제품개발력이 미듬영농조합법인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미듬영농조합법인은 식품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한 해 생산하는 품목만 40~50개에 이른다. 그 가운데 출시된 제품이 32개 품목이다.
스타벅스 쌀 과자 제품 외에 뚜레쥬르 바나나 라이스바, 윤산푸드 오븐에 구운 사과, 올리브영 오리지널 라이스바 등 제품과 ‘논지기’라는 고유 브랜드를 개발, 경기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논지기 쌀국수, 논지기 전 박사가 고른 쌀 제품 등을 출시했다.


전대경 대표는 “쌀 가공제품의 활로는 제품개발”이라며 “상품이 출시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이 이어져야 하는데 쉽지 않다. 쌀 가공품을 생산하는 농가들 역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제품개발”이라고 전했다.


전 대표는 그러면서 “스타벅스에 출시한 제품들은 지속적으로 쌀 가공품 품평회에 출품해 얻어진 성과이고 품평회를 통해 새로운 제품개발에 대한 의욕을 가질 수 있었다”며 농가들에 쌀 품평회 등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했다.


경기도는 다양한 신제품 개발 및 경쟁력 강화로 소비자 기호에 맞는 쌀 가공제품을 발굴하기 위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억7000만원을 투입, 쌀 가공품 품평회를 개최했다.


4회에 걸쳐 매년 10개 제품, 총 40개 제품을 선정했으며 제품 포장재 개발 및 포장용기 개선, 위생시설 및 자동화 시설 개선 등에 사업비를 지원한다.
미듬영농조합법인은 2008년과 2010년, 2011년 3회에 걸쳐 쌀 과자 제품을 출품, 장려상과 은상 등을 수상했다.
미듬영농조합법인의 성공에는 농학박사 출신이자 평택에서 3대째 농사를 짓고 있는 전 대표의 뚝심과 경영 마인드도 한 몫 했다.
전 대표는 우렁이농법, 무농약재배 등으로 친환경쌀을 직접 재배, 도정해서 쌀 가공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한 해 600여톤의 쌀을 생산한다.


미듬영농조합법인의 연 매출은 2009년 6억원에서 2011년 45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6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한다.
특히 계약재배 면적을 대폭 늘려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05년에 설립한 이후 계약재배 농가가 2009년 18농가에서 지난해 140농가로, 계약재배 면적은 85ha에서 361ha로 크게 늘었다.
전 대표는 “농민들이 벼 한 가지만 고집하기 보다는 다각적인 시각으로 판로를 모색하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며 “올해도 작부체계를 실시, 안정화되면 점차 계약재배 면적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쌀 생산만으로 경쟁력을 갖긴 어렵습니다. 쌀을 기본으로 하되 유휴지를 활용해 감자, 콩 등 타 작물을 순환적으로 재배하는 작부체계를 통해서 수지를 맞춰야 농가 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는 “초기에 농가들을 규합해서 규모화 하도록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농민들로부터 더 많은 혜택을 얻고 있다”며 “쌀 가공제품들이 가격경쟁력만 갖추면 해외 시장에 더 많은 수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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