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아름답고 가치 있는 삶의 터전

입소 장애인 대상 다양한 재활치료 및 교육프로그램 실시
청소년 장애체험 캠프 매년 개최해 장애인식 개선 노력해

"장애인 인식개선 및 편견 허물기에 주력할 터"

군포시 당정동의 아파트숲과 상가건물 사이로 지은 지 얼마되지 않은 듯한 아담한 시설 한 동이 있다.

지체·뇌병변 장애로 사회에서 소외되고 가정에서는 돌보기 어려운 장애인 31명이 가정과 같은 안정된 생활 혜택을 누리며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학습하고 있는 재활과 특수교육의 재활공동체 '양지의집'이 숨은그림을 찾듯이 그곳에 나지막히 세워져 있었다.

외부적으로 이제 막 준공한듯한 풋풋한 이미지 그대로 성치도 원장의 안내로 둘러본 내부시설은 직원들의 손끝에서 끊임없이 애정을 받고 있는지 기존 장애인시설이 가지고 있는 회색빛 고정 이미지를 벗어나 청결하고 오밀조밀한 자세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양지의집 건물 2-3층에서 바라본 뒷 배경으로는 아담한 틈새 공원이 초록빛을 군데군데 뿌리며 자리잡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보다 넉넉한 느낌을 안겼다. 3층 한쪽에는 올해 원생들의 직업체험장으로 만들었다는 북카페가 건물내 다른 시설과 분명한 차별성을 드러내면서 제복을 갖춰입은 2명의 원생들과 함께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장애인생활시설인 뇌성마비재활원 양지의집은 1995년 비인가 시설로 군포시 부곡동에서 중증장애인 및 뇌성마비 장애아동들과 공동체생활을 시작한 이래 2001년 성치도 원장이 아버지와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 사회복지법인 씨.피 재활원을 설립하고 이듬해 6월 당정동 현 위치에서 시 체비지 150평(500㎡)을 평당 230만원에 불하(拂下)받으면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2003년 9월 건물준공과 함께 사회복지법인 씨.피 재활원 산하기관으로 그해 10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양지의집은 비장애인들이 주거하는 지역사회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조금씩 장애인 인식개선을 주도하며 지역주민들과 장애인들이 소통하는 시설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생활시설과 사회생활의 중간단계인 공동생활가정 희망자리 1호를 인근 아파트에 설치하고 4명의 원생들을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갔다.

지체 및 뇌성마비 장애인의 전인적인 재활과 장애인복지 발전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는 성치도 원장을 중심으로 18명의 시설 종사자들은 무엇보다 장애인은 장애를 가졌다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비장애인들과 똑같다는 장애인 인식개선에 무엇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정이나 자선이 아니라 장애인 모두가 대등한 인간으로 대우받기를 원하고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합창, 무용, 악기연주 등 다양한 특기교육을 통해 비장애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자라나는 비장애 청소년들에게 봉사의 터전을 만들고 따뜻한 마음을 심어주고자 방학기간이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자원봉사자와 함께 하는 1박2일 코스의 장애체험 청소년 양지캠프를 2005년부터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매회 행사시마다 양지의집 홈페이지(www.cphouse.or.kr)에서만 신청이 가능한데, 선착순 마감을 하고 있는 탓인지 초창기를 제외하고는 시작 20분만에 항상 마감이 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좌절하기 쉬운 청소년기의 감성을 순수한 장애인의 감성과 접목시켜 용기와 희망을 새로이 불어넣을 뿐아니라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시각교정까지 덧붙여 양지의집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벽허물기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원예교실·사회적응훈련·가족지원·치료레크리에이션 등 사회재활서비스와 지역주민 무료 물리치료, 사회복지 현장실습, 자원봉사자 모집·활동관리, 지역주민을 위한 바자회, 활동보조인·사회복무요원 현장실습 등의 지역사회연계서비스는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장애인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어휘 그대로의 '양지의집'을 연상시킨다. 

10세 이하 5명, 20세 이하 16명, 21세 이상 10명 등 모두 31명(남 20명, 여 11명)의 원생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시도한 양지의집 시설 및 교육 프로그램은 그만큼 사회적 평가도 이어졌다.

2006-2009년 경기도 장애인복지시설 재활프로그램, 2007년 장애인 시설평가 전국 동일유형 시설 중 '우수시설', 2007년 경기도 장애인복지시설 재활프로그램사업 우수재활프로그램 선정 '경기도지사상', 2008년 생활 장애인 한후경(뇌병변1급) 씨 경기도장애극복상 1위 수상, 경기도 장애인복지시설 2009년 의료재활프로그램 선정 등이 그것이다.

외부적인 시선과 위선적인 삶에 관심이 없다는 양지의집 설립자 성치도 원장의 말과 같이 소규모 시설과 그룹홈에 집중하며 작으면서도 아름답고 가치있는 규모를 지향하는 양지의집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정대영 기자


<성치도 양지의집 원장>

"장애인 인식개선 및 편견 허물기에 주력할 터"

정대영 기자

"비장애인들이 가끔 양지의집 교육 커리큘럼을 보면서 너무 앞서간다는 말들을 하십니다. 그건 예전의 사회복지 개념에 익숙해지셨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경제적으로 의식주 해결은 됐다고 보기 때문에 기존의 교육보다 나은 재활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장애 청소년들이 비장애인들과 똑같은 생활을 누리게끔 하자는 것이 양지의집의 교육철학입니다"

뇌성마비재활원 '양지의집'을 설립 운영하고 있는 성치도(52) 원장은 비전문가들이 장애인들을 보는 시각에는 편견이 상존하고 있다고 말한다. 10년 가까이 재활원을 운영하면서 비장애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줄이는 인식개선의 시기라고 현재를 진단하고 그 목표에 대한 의무, 책임, 가치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성 원장은 이제 사회복지가 구걸을 하듯이 운영되는 분야가 아니라 일반 기업체들과 다름없이 동등한 입장에서 동등한 생각을 가지고 정당한 평가를 받으며 수행하는 영역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와 다름없이 장애인 교육도 편견을 가위질하고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마음의 장벽을 자연스럽게 허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비장애인이 듣기에는 거북하고 부담스럽게 여길지라도 다양한 문화활동을 통해 장애인들이 그들 나름대로의 감정을 느끼고 즐거워한다면 이유없이 차단하거나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1세기 최대의 코드가 변화라고 하는데,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합창이나 댄스공연을 통해 감정의 변화를 체험한다면 여건 조성을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은 자식에게 돈을 주고, 자식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식의 자질이나 특성을 일찌기 발견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소질을 빨리 찾아주는 것이 자식성공의 비결입니다. 3년전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제게 하신 것처럼 저는 이곳 아이들에게 그 가치를 전하고 싶습니다"

일본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청년기를 보낸 아버지의 권유로 1970년대 국내에 전수된 물리치료를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장애인복지를 전공한 성치도 원장은 자신이 시설을 운영하게 된 동기를 3년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서 찾았다. 아버지는 신체적 장애가 있으셨는데, 일본에서 이미 물리치료를 경험하시고 요법을 알았기에 아들의 감성적인 자질을 복지분야에 접목하도록 준비시켰다는 깨달음이다.

1958년 안양에서 태어난 성치도 원장은 1980년 물리치료사 면허를 획득하고 1982년부터 안양 서울병원이나 안성 죽산, 군포 등의 정형외과, 종합병원과 계약을 맺어 물리치료실을 운영했고 1986년부터 뇌성마비 환자들의 무료치료사업을 전개했다. 물리치료사하면 흔히 생각하는 요통, 어깨통증 완화가 아니라 뇌성마비 전문으로 물리치료를 활용했다.

뇌성마비 장애들과 한가족을 이뤄 장애인·비장애인의 사회통합과 인식개선을 시대적 사명으로 인식한 성 원장의 노력은 지난 9월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정부의 시설지원이 여유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재원 발굴 및 각종 지역 프로그램 공모에 참여해 원생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재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은 힘이지만 많은 원생들을 사회에 복귀시키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정대영 기자

▲양지하모니 합창동아리가 지역 축제에서 축하 공연을 하고있다.

▲재활치료실의 모습

▲양지의 집 직원이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물리치료 기능성 평가를 하고있다.

▲옥상정원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하늘카페 프로그램을 체험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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