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식개선사업 등 일자리 창출
젊은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 도와
척수장애인 유형분류 위해 노력중

 

 

-사단법인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제5, 6대 경기도협회장으로 연임하고 계신다. 척수장애인협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저희 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10년 전 설립된 단체로 1급에 해당하는 장애인들이 회원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대부분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다. 저희는 몸이 힘들다보니 활동이 많이 제한되어 사회와 연결된 부분들이 극히 적었다. 의학의 발달로 소아마비 장애인은 줄어들었지만 산업재해와 관련한 척수장애인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예방과 척수장애인들을 위한 재활과 사회복귀를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더욱 힘쓸 것이다.

-경기도지부의 각 현황과 회원의 수는 어떻게 되나?
=경기도내에는 용인, 의정부, 김포, 수원, 안산, 남양주, 화성, 시흥, 의왕 등 총 9개의 지회가 있으며 약 1천여 명의 회원이 있다. 대략 1만 5천 여 명의 장애인들이 있지만 협회에 등록해서 움직이는 장애인들이 대략 10%도 안 된다. 특히 여성장애인들도 많은데 잘 안 나오신다. 여성장애인들은 집안일을 하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서 경추를 다친 분들이 많아 여건이 더욱 어려운 분들이 많다.

-척수장애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척수장애인은 척추 내에 위치하는 중추신경이 끊어져 감각이 없고 근육이 굳어져 신체를 쓰지 못하는 장애로 목에서부터 목척수, 등척수, 허리척수, 엉치척수로 구분되며 그에 따라 지배하는 신체 부위가 나눠진다. 대부분이 1급 중증장애인이며 후천적 장애인이 대부분으로 각종 사고로 인해 인생이 뒤바뀐 사람들이다. 대소변을 못 보는 것은 물론이고 한 자세로 있다 보니 쓸모없는 뼈가 생긴다든지 엉덩이뼈에 욕창이 생기고 근력이 없어 허리를 지탱할 수 없어 중심을 못 잡아 조그마한 턱이 있어도 넘어진다. 이런 부분은 당사자와 가족이 아니면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모든 것이 달라지면서 외부와의 단절을 하면서 우울증 등 각종 합병증 등으로 좌절감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

-도 협회장으로 계시면서 협회가 많은 발전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센터 사업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 진행이중인데 장애인식개선사업, 자립활동지원사업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척수장애인재활훈련지원사업 중 찾아가는 정보메신저, 찾아가는 헬스케어, 매트리스 클리닝, 경기도청 지원 사업으로 척수장애인 자립활동지원사업, 챌린징 뮤직밴드, 장애인식개선&장애인권교육등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주력했다. 저희 협회가 2층인데 이 건물이 저희 회원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곳에 위치해있다. 엘리베이터가 있고 주차장이 여유가 있어서 차를 가지고 다니시는 회원들이 상당수 있어 안성맞춤이다. 또한 지하 4층은 항상 비어있어 저희 회원들의 재활치료를 위해 일정기간동안 대여를 할 수 있도록 건물관리소와 협의하여 운동기구와 전동휠체어 등 보장구 수리를 할 수 있도록 자비를 들여 공간 확보를 해 놓은 것도 보람된 일이다.

-장애인식개선사업과 자립활동지원사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저희 회원들은 초등학생부터 있다. 초등학교 때는 운동하다 목을 다치는 등 이런 일들이 간혹 발생한다. 연령대가 다양하고 사고발생 나이는 30, 40대가 가장 많다. 국립재활원에서 왜 고등학생들의 사고가 많은가 들여다봤더니 오토바이를 타다가 과속으로 큰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저희 협회 회원들은 어느 단체보다 연령대가 젊다. 척수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어떻게 하겠나. 일단 장애인으로 받아들이고 교육 쪽에 관심 있는 분은 학교에서 장애인식개선 강사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립활동지원사업은 경기도에서 7천여만 원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데 이 사업은 집에 있는 장애인, 병원에서 퇴원을 앞두고 있는 장애인을 위해서 선배장애인이 코치가 되어 재가 장애인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사회활동에 참여하게끔 하는 것이 이 사업의 주목적이다. 이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도의원님과 도청 장애인과 담당자들을 만나 이 사업이 왜 필요한지 직접 설명하고 쫓아다녀서 작년부터 지원을 받게 되었다. 코치는 1년 이상 하신 분은 후배에게 넘기도록 하여 교육의 기회와 코치로서의 활동의 기회가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 갑작스런 장애로 인해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힘들다. 이럴 때 선배장애인이 카페에 가서 주문을 하고 함께 차를 마시면서 같은 처지의 장애인이 동행하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보람이 정말 큰 사업이다. 여기서 도움을 받은 분들이 음악으로 세상에 보답하고자 첼린징 뮤직밴드를 결성했다. 호스피스병동이나, 요양원에 방문해 공연 및 정기적으로 콘서트를 열고 있다. 가족이나 지역의 인사들을 초청해 함께 하는 시간도 가진다.

-함께 일하는 회원 중 특별히 기억나는 분이 있다면?
=고등학교 때 다이빙을 하다가 척수장애인이되어 10년 이상을 집에서 게임만 한 회원이 있다. 제가 끈질기게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했더니 어느 순간 마음의 문이 활짝 열려서 수박 한 통을 사서 협회를 방문했다. 그때부터 협회에 나와서 여러 가지 교육을 받았고, 현재 강사 및 코치 등 세 가지 일을 해서 한 달에 200만원 가까이 소득이 생기는 사람으로 변했다. 척수장애인들은 사고 이전에 학습한 면들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에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면 예전처럼 많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 정보메신저, 자립활동지원사업 등을 통해 20명 정도가 취업에 성공했는데 이 사업을 좀 더 발전시키고 싶다.

-협회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저도 척수장애인 당사자가 되기 전까지는 협회에 대해 전혀 몰랐다. 사고로 당사자가 되면서 주변에 척수장애인을 알려보자고 생각했고, 협회일을 하게 되었다. 그 전에는 수레바퀴와 같은 자조모임을 하였는데 모임이 커지면서 선배장애인들이 척수협회를 제대로 한번 만들어서 우리가 사고예방도 하고 장애를 입은 분들에게는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연결해주자는 신념을 가지고 협회가 발족되었다.이후 2012년 용인시지회를 설립해서 초대회장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는 경기도협회장으로 겸임을 하다 2016년부터는 용인시지회는 새 지회장에게 넘겨주고 경기도협회장만 하고 있다. 용인시지회는 제가 만들어놓기도 했지만 노력도 많이 했다. 척수장애인들에대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던 지 운영비, 실무자 인건비, 25인승 버스까지 후원을 받았다. 우리 척수장애인들은 여행이 용이하지 않아서 이동수단을 마련하고 전국의 어느 지회 못지않게 잘해놓았다. 제가 도 협회장을 하면서 모든 조건 없이 저로 인해 들어온 후원 처까지 다 용인시지회에 다 넘겨주고 도협회를 개척하는 기분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단체 일은 봉사직이기 때문에 헌신하는 마음이 없으면 못한다.

-회장님은 언제 장애를 입으셨는가?
=2008년 3월 1일 새벽에 교통사고로 척수 손상이 되었다. 그때 당시 39살이었고 개인적으로 사업을 여러 개 하고 있던 때였다. 중환자실에서 며칠 만에 의식을 회복했고 수술 후 한두 달 있다가 못 걷는다는 이야기를 아내한테서 들었다. 보통 척수장애인들이 약 2년 정도의 병원생활을 하는데 저는 약 8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고등학생, 중학생 아들이 있었는데 아들들만 둘 수 없어서 결심을 하고 집에서 재활운동기구를 들여놓고 2년 정도 집중적으로 아내가 도와주어 꾸준히 재활치료를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건 참 잘한 것 같다.

-사고 이후 가족들의 삶도 많이 바뀌었을 텐데.
=다행히도 아내와 두 아들들이 헌신적으로 저를 잘 이해주었다. 아내도 사회복지사를 취득했고 두 아들도 사회복지 공부를 하고 있다. 저희 협회의 행정직이나 실무자들에게도 사이버대학에 등록해서 사회복지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독려를 많이 하고 있으며 두 군데 사이버대학은 저희와 MOU를 체결해서 저희 회원들은 입학금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지금이라도 회원들을 위해서 봉사정신이 투철한 분이 하신다고 하면 협회를 넘겨줄 생각이다. 항상 직원들에게도 서로 힘을 합치고 끌어주면 잘 할 수 있다고 독려한다. 회원들에게만큼은 최고의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남은 임기동안 센터 사업, 협회 사업 등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을 발전시켜 많은 척수장애인분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다. 더불어 하루 빨리 척수장애인 유형분류가 되었으면 좋겠고, 이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다.



오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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