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학생 의식 회복 후 재활 치료에 집중
학생 및 교직원 성금모아 전달, 쾌유 기원

 

왼쪽부터 오성균 교자, 김미진 보건교사, 윤요한 부장교사, 조명진 교사, 정향미 교감이 정군의 쾌유를 빌며 사랑의 하트를 날리고 있는 모습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건강에 각별히 신경써야하는 요즘 같은 겨울날씨에 갑작스런 심정지로 인해 쓰러지는 사람들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는 경우를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하곤 한다. 쓰러졌을 때 주변에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 뇌에 산소공급이 끊기지 않은 상태로 응급실에 도착한 경우 다행히 목숨을 건진 사례를 종종 접하게 된다.
지난해 10월 부천 중동에 자리한 계남 초등학교(교장 오성균)에서도 교사들의 응급대처로 한 학생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계남 초등학교는 2박 3일간의 축제기간을 정해 가을운동회 겸 발표회를 가졌는데 아나바다 시장 외에 학년별로 나눠서 이어달리기 및 여러 가지 게임도 진행되었다.축제 마지막 날 간단한 게임을 한 후 6학년 정군이 운동장 벤치에서 쓰러져있는 모습을 같은 반 친구들이 발견했다.

정군의 담임인 조명진 교사는 “운동장에서 게임 도구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소리쳐서 양창수 체육선생님과 바로 달려갔고 학생이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양창수 선생님이 진두지휘를 했고 저는 119에 신고를 했다. 이후 양창수 선생님과 윤요한 부장선생님이  돌아가며 압박 및 호흡을 불어넣고 김미진 보건선생님이 자동제세동기(AED)를 가져와 패드를 가슴에 부착한 후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요한 부장교사는 “저희들은 기본적으로 심폐소생술 연수를 다 받았지만, 이렇게 실전에 적용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워낙 위급한 상황이라 당황도 했지만, 다행히 양창수 선생님이 세이프 가드 강사 자격증을 소지하여 경험이 다른 교사보다 많아 바로 압박을 시행하였고 이후 제가 번갈아가면서 시행했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조명진 교사는 “저도 심폐소생술 연수를 받아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서 압박을 시행했는데 양창수 선생님과 함께 구령을 맞춰가며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지만 쉽사리 맥이 잡히질 않아 애를 태웠다.”고 밝혔다.
심폐소생술을 진행 한 후 대략 8분이 지나서 119구급차가 왔고 구급대원들이 이어 심폐소생술을 진행하자 정군의 맥이 다시 뛰기 시작했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교사들은 이내 숨을 돌렸다.

근처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정군은 안타깝게도 바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정군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가 쓰러져서 응급실에 있다고 소식을 듣고 병원에 갔을 때 얼굴과 온몸이 새하얗더라. 심장이 뛰는데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그때 당시 어떤 정신으로 살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많은 분들의 염려와 기도와 성원 덕분이었는지 2주 만에 의식을 회복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담임선생님 등 반 친구들도 많이 다녀갔는데 그동안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일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큰일을 겪으니 새삼 내일같이 걱정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너무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의식을 회복 한 후 부정맥으로 쓰러졌다는 진단을 듣고 심장전문병원인 세종병원으로 옮겼는데 선생님들께서 하루도 빠짐없이 방문하여 위로해주셔서 힘을 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엄마가 강해야 한다며 용기를 많이 심어주시고 성금도 너무 많이 도와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일일이 찾아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조명진 담임교사는 “처음에는 반 아이들도 많은 걱정을 했고, 학급 분위기도 가라앉았지만 정군이 의식을 되찾고 하루하루 나아지면서 반 아이들이 격려의 동영상을 찍어서 보내고, 천 마리의 학을 접고 위문편지를 쓰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정군이 같은 반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아이라 빈자리가 컸었지만, 호전되면서 반 친구들도 많이 좋아하고 있다.”며 “병문안을 가면서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니 희망이 생긴다.”고 정군을 응원했다.

오성균 교장은 “누구보다 조명진 선생이 담임으로서 신경을 많이 썼다. 저와 매일같이 병문안을 가면서 하루 빨리 완쾌되었으면 하는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 싶다. 현재 정군의 재활치료비가 비급여라 의료비가 상당히 지출되었는데 앞으로도 많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전공제회에서 지급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지금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지치료도 계속해야 해서 어머님께서 비용 걱정을 하고 계시는데 학교에서 큰 도움이 못돼 미안하게 생각한다. 정군이 더 회복해서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을 기대해본다.”고 격려했다.

정향미 교감은 “저 역시 마음이 무겁고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우리 계남초가 한 마음이 되어서 성금도 전달해 뿌듯하다. 방학동안 더 치료에 임해서 부디 졸업식에 참석해서 좋은 추억을 쌓길 바란다.”고 성원했다.

사고가 난 지 약 100일이 지난 현재 정군은 인천성모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으며, 계남초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 5백여만 원, 교직원 5백여만 원, 운영위원회 백여만 원, 학부모회 및 학교급식조리실에서 백 삼 십여만 원의 성금을 모금해서 정군에게 전달했다.

정향미 교감(왼쪽)과 박경선 운영위원장(오른쪽)이 정군의 어머니 유경미씨(가운데)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오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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