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와 광명시교통장애인협회의 “합작품”
카드제 도입해 회원별 맞춤형 트레이닝 지원

◇ 미니 인터뷰◇
한국교통장애인협회 광명지회 사무실에는 관내 장애 어르신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며 소식을 듣는 등 모임과 교류가 늘 활발하다. 비슷한 처지에 놓은 노인들끼리 지역 현황이나 지인의 안부를 묻는 등 장애인 소통의 매개 구실을 하고 있는 것.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사무실 옆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궁금증이 인 어르신들이 하나 둘씩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 여러 기구들을 손으로 만져봤다. 러닝머신, 사이클, 안마기 등의 운동기구들이 여느 헬스 센터 못지않은 구색을 갖추고 있었다. “이거 우리도 할 수 있는 거냐”는 어르신 질문에 담당 트레이너는 고개를 끄덕이며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기구별 사용법을 알려줬다. 국내 최초의 장애인운동센터는 그렇게 설립됐다.


장애인운동센터장이자 한국교통장애인협회 광명지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철 회장은 “전국 최초로 장애인운동센터를 만들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며 “장애인운동센터는 지속적인 복지 개념을 통해 장애인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10월에 설립된 장애인운동센터는 이효선 광명시장과 이상철 회장의 ‘합작품’이다. 장애인 복지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이 시장과 평소 장애인을 위한 운동센터 건립을 계획하던 이 회장이 서로 뜻이 맞아 일을 추진하게 됐다. 이 회장은 광명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지회 한 쪽에 공간을 마련하고, 운동기구를 들여왔다.


그는 인근 종합병원을 돌아다니며 운동기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장애인들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돕는 전문 트레이너도 고용했다. 이 회장은 “장애인들은 일반 헬스클럽의 출입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장애인들의 운동권 확보는 단순한 편의 문제가 아닌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애인운동센터는 현재 200여 명의 회원들이 등록해 장애별 맞춤 운동을 하고 있다. 일반 헬스클럽과 달리 카드제를 도입해 장애정도와 개인의 건강정보가 담긴 자료를 토대로 트레이너가 일대 일 관리를 맡는다. 자료를 보면 심박동이나 혈압 같은 수치들이 사진과 함께 그래프로 뚜렷하게 표시돼 있다.


 트레이너는 “주로 70~80대 장애 노인들 위주로 운동의 개념보다는 체력 관리나 재활 측면에서 돕고 있다”며 “어르신들은 재활도 하고, 또래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즐기고 좋아하신다”고 설명했다.운동센터에 있는 기구들은 러닝머신이나 안마기 등 일반 헬스클럽과 비슷하지만 장애인 전용기구로 사용하기 어렵지 않다. 회원들은 관절 수술 후 재활 훈련이 필요하거나 근력 회복을 위해 운동센터를 찾는다.


한 회원은 “장애인들은 병원이 아니면 운동할 곳을 찾기 어려운데 센터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어서 고맙다”며 “사용이 어렵지 않고 카드 한 장이면 언제든지 와서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며 운동할 수 있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도 “운동을 하면서 얘기도 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며 “일반 기구처럼 힘들이지 않고도 쉽게 재활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장애인은 카드를 무료로 발급 받아 센터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일반 장애인의 경우는 1년에 1만원의 가입비를 내면 회원이 될 수 있다. 회원으로 등록되면 트레이너의 지도로 재활 운동을 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장애인운동센터 건립은 초기 구축비용이 많이 들지만 장애인들의 운동 여건 개선을 위한 중요한 복지사업”이라며 “아직은 전국에 유일한 운동센터이니 만큼 유사한 사례가 많이 나와 시설이 보편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혜교 기자

 

◇ 미니 인터뷰◇
이상철 광명시교통장애인협회장
“장애인도 마음껏 운동 즐길 수 있어야”

-장애인 운동센터라는 개념은 이색적이다.
=장애인들의 재활 치료나 운동 욕구는 비장애인과 마찬가지인데 전국의 어느 시·도 복지관을 가 봐도 운동센터가 있는 곳이 없다. 동네마다 헬스클럽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일반 헬스클럽 출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운동을 즐기려는 장애인들의 욕구를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설들이 전국으로 확장되어 한다고 본다.

 

-장애인 회원들의 이용률과 호응도은 어떤 편인가?
=굉장히 반응이 좋다. 운동 기구 자체도 100% 장애인에 맞춰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일반 재활병원에서 쓰는 것과 똑같다. 하지만 이런 기구들에 대한 일반 복지관 차원의 접근은 상당히 제한돼 있다. 센터 장소 및 운동기구의 마련을 위해 초기 비용이 들긴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본다면 장애인들의 복지를 향상 시킨다는 차원에서 정부가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

 

-광명시에서 어느 정도 지원을 받고 있나?
=운동기구와 트레이너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 받고 있으며 그 외에 운영비용은 자체 충당한다. 시설이나 인건비 부분에 있어 부담이 없기 때문에 센터 운영이 크게 힘들지는 않다. 앞서 말한 대로 기반만 갖추어 준다면 복지관 등 다른 기관에서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

 

-앞으로의 운영 계획은?
=아직 장애인 운동센터에 대한 인식과 홍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교통장애인협회 차원에서 이러한 사업을 알리고 홍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또한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다양한 운동기구들을 추가로 들여놓을 계획이다.


정리 = 오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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