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캠페인, 유자녀 장학금, 사랑나눔터 등 쉼 없는 노력
장애인과 비장애인 함께 하는 조화로운 사회 위해 노력할 것

1989년에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 하반신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 김영진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의왕지회장은 휠체어를 타야 했다. 삶의 의욕을 찾지 못하던 김 회장은 7년을 노력한 끝에 겨우 지팡이를 짚고 500m를 걸을 수 있게 됐다. 지금은 끊임없는 재활 노력으로 낮은 산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것, 꾸준히 열심히 노력하는 것, 김 회장은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2009년에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의왕지회를 설립한 뒤 교통장애인 발생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부족한 예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교통안전캠페인, 교통장애인 유자녀 장학금 지급, 야채 나누기 사랑나눔터 등 눈부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영진 지회장을 만났다.

김영진 지회장이 환하게 웃고있다.

-교통장애인협회 의왕지회를 소개해 달라.
=산업화, 도시화에 따라 급증하는 교통사고로 사망자 및 장애인이 양산되는 냉엄한 사회 현실에서 그 어느 때 보다도  국민 각자의 교통안전 의식과 생명존중 의식이 더욱 더 절실히 요망되고 있다.
이에 불행하게도 먼저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고 아픔을 겪은 교통장애인들이 일반 국민들에게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시키고 정부 및 시민들과 함께 교통안전과 교통질서에 대한 계몽과 홍보활동을 적극 수행함으로써 더 이상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인이 발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왕지회를 설립했다. 교통장애인을 위한 재활치료, 심리적 안정 등을 통해 장애인의 잔존능력을 회복하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중요하다.

-의왕지회는 어떤 활동을 벌이고 있나.
=여러 가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첫째 교통사고 예방 활동이 주력사업이다. 다음에 장애인들이다보니 경제적으로 열악한 분들이 많아서 사랑나눔터라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가까운 곳에 안양 남부시장과 농수산물시장이 있는데 그곳 상인들이 B급 야채를 주신다. 팔기는 뭐하고 버리기는 아까운 야채들을 매주 목요일에 수거를 해서 잘 다듬는다. 이걸 임대아파트에 계시는 장애인과 독거노인들께 전달해 드리고 있다. B급이라고 매번 야채를 주시는 상인분들께 감사한다.
그 외에도 장애인들이 건전하고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의식함양 지도도 하고 있다. 강사를 초빙해 의식교육도 하고 화합도 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교통사고피해상담센터도 운영한다. 교통사고를 당하면 당황해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때문에 전문상담사를 매주 금요일에 모셔서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장애에 해당하는 심각한 사고를 당한 분들은 장애등급만 안나왔지 장애인과 마찬가지다. 한시적 장애인이라고 하는데 그분들이 편안하게 병원에 가실 수 있도록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리프트 승용차를 지원하는 일도 하고 있다.

-교통안전캠페인이 중요 사업 중의 하나다. 내용을 설명해 달라.
=우리나라는 매년 22만여건의 교통사고로 6500여명의 사망자와 35만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교통장애인협회 의왕지회에서는 교통사고 피해 당사자인 지회 회원들이 교통사고의 아픈 경험과 그 위험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더 이상 교통사고 장애인이 양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매년 교통안전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차량 맨 앞에 사고차량을 견인차가 끌고 가는 퍼포먼스도 한다.

-언제 교통사고를 당했나?
=오래 돼서 연도도 잘 기억이 안난다. 88올림픽 끝나고 89년도 쯤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제가 차가 없고 오토바이가 있을 땐데 음주 운전을 했다. 농로에 높은 턱이 있었는데 평소에는 살짝 넘어갔다. 술을 마시다보니 그걸 기억을 못해서 턱에 받친 뒤 50m를 날아가서 전봇대에 부딪쳤다. 별로 차도 안다니는 길인데 다행히 택시가 발견해서 병원에 후송됐다. 정확히 30일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깨어났다.
교통사고는 사고 당시 뿐만 아니라 후유장애가 심각하게 남는다. 교통사고 이후에 신장장애가 와서 투석을 받다가 다행히 기부자가 있어서 수술까지 받았다. 음주운전은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무서운 일이다. 지금은 술을 마시면 절대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계몽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장애인이 된 후의 장애인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나?
=내 자신을 돌아볼 때 굉장히 부끄러웠다. 비장애인일 때 천방지축 까불고 다니다가 장애를 입으니까 그 아픔은 절대 모른다. 자신이 직접 경험해봐야 안다는데 직접 장애인이 돼보니 그 고통과 아픔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장애인이 되니 사회활동을 못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이런 상태가 된다. 전에 비장애인일 때는 몰랐다. 이제는 미력하나마 장애인들을 위해 함께 고통, 슬픔, 기쁨을 나누려 한다. 지금은 개과천선했다.

-장애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처음 사고를 겪은 뒤에는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 화장실도 바퀴 달린 의자를 타고 갔다. 큰 고통을 겪었는데 어느 날 TV를 보니 나와 같은 사람인데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는 것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그 다음날부터 5m 걷고 쉬고 하는 재활훈련을 했다. 7년 정도 되니까 지팡이 짚고 500m 정도 걸을 수 있는 능력이 됐다. 지금도 계속 운동을 하는데 산이 종합병원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엔 아파트 단지 한 바퀴 도는 것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낮은 산등성이 정도는 다녀온다. 포기해선 안된다. 꾸준히 해야 한다.

-교통장애인협회 의왕시지회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어려운 점은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비장애인도 단체 하나 운영하려면 힘든데 장애인 단체는 더 어려운 점이 있다. 우선 돈이 너무 없으니까 그게 힘들다. 장애인들은 어디 움직이려면 활동보조인이 필요해서 돈이 많이 결부된다.
시민들이 의식을 하나 바꿨으면 하는 것은 큰 복지관이나 이런 곳에 기부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 같은 단체에는 라면 한 박스 기부하는 분들이 없다. 장애인단체에도 기부를 하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또 한가지는 협회에 간사 한명만 있으면 좋겠다. 모든 업무를 혼자 다하다보니 힘들다. 시장님이 이런 어려움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큰 돈, 큰 시설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작은 부분만 신경 써주시면 장애인들은 큰 힘을 낸다.

-의왕지회의 향후 계획과 포부는?
=의왕시에서만이라도 교통사고가 없는, 교통장애인이 발생하지 않는 그날까지 캠페인과 운동을 벌일 것이다
또 한가지는 청계동 주민센터에서 동장님이 시민의날 행사에 저희를 꼭 불러주셔서 늘 함께 참석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날까지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 저희는 체육대회에 참여할 수는 없다. 다만 개회식에 참석하고 응원을 할 수는 있다. 같이 함께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인 민원을 해결한 사례가 많을 것 같다.
=참 많다. 장애를 가지다보니 비장애인들에게 터부시되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시청이나 동사무소 가면 잘 해주지만 장애인들은 마음에 쌓인게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괜히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장애인들에게 의식함양 교육을 하는 것도 그런 부분에서 대화하기 위함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행동이나 말은 자제해야 되고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장애인으로서 터부시되는 일들이 많은데 일일이 설명드리지 않겠다.

-최근에 의왕시장님을 면담했는데 어떤 대화가 오갔나?
=과거 의왕시에 아동복지기금, 여성복지기금은 있는데도 장애인복지기금은 없었다. 시장님 당선 이후 첫 면담에서 장애인복지기금 설치를 건의드렸고 잘 받아들여져서 지금은 해마다 기금을 쌓아가고 있다.
이후에 자전거운전면허장 설치를 건의드렸다. 자전거로 인한 사고가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 의왕시에서 서울 한강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보면 최소 3건 정도는 자전거로 인한 사고를 목격할 수 있을 정도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탈 때도 주의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에 자전거운전면허장을 건의해서 이것도 잘 설치가 됐다. 근데 우리 지회가 그걸 위탁운영을 했으면 했는데 시에서 직영을 하고 있다. 교통장애인협회가 교통문제에 대해서는 더 큰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전거운전면허장을 위탁운영하는게 더 타당하다고 본다. 이 말씀을 드렸다.

-경기복지신문 독자에게 한말씀 해달라.
=현대는 정보화사회다. 정보를 많이 얻어야 활동을 할 수가 있다. 의왕지회에도 많이 참석해 달라. 함께 만나서 어울리다보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절대 안주해서는 안된다. 동 주민센터의 교양강좌라도 참석해서 듣는 자세가 중요하다. 장애인일수록 여러 가지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교통장애인협회 의왕지회가 돕겠다. 감사하다.

송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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