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인 보험설계사에서 파크골프 전도사 새 삶
환경, 건강, 커뮤니케이션 중시 파크골프 매력 대단

 

박인국 부천그레이트파크골프클럽 회장은 파크골프에 푹 빠져있었다. 1983년에 일본 홋카이도에서 탄생한 파크골프는 공원 잔디밭에서 어린아이부터 노인, 장애인 등 누구나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창안됐다.
환경과 건강,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장애인 스포츠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급 지체장애인이면서 파크골프 전도사로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박인국 회장을 부천 대장동에 위치한 북부수자원생태공원 파크골프장에서 만났다.

-파크골프를 소개해 달라.
=파크골프는 Park(공원)과 Golf(골프)의 합성어로 일본에서 1980년대에 탄생했다. 일반골프와 룰이 거의 동일하나 규모 면에서 훨씬 작다. 일반 골프장 하나 정도면 파크골프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 일반골프와 마찬가지로 파크골프도 18홀을 기본으로 한다. 파크골프는 공원 개념에 골프의 게임요소를 합쳐, 적은 부지에서 어린아이부터 노인, 3세대 가족, 장애인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골프를 재편성한 커뮤니케이션 스포츠이다. 파크골프를 보급한 일본에는 128홀과 같은 대규모 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파크골프가 장애인 스포츠로 적당한 이유는?
=2010년 처음 파크골프를 접하게 됐다. 기본적으로 잔디밭에서 하는 운동이라 휠체어나 중증 장애인이 움직이는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좋은 환경에서 자연을 접하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이고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장애인이 건강해질 수 있는 유익한 운동이다.
파크골프는 원래 비장애인들을 위해 개발된 운동이다. 따라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고 실제로 어울림대회도 많이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팀을 이뤄하는 대회도 전국적으로 많이 있다.
비장애인들을 위주로 남녀노소가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시작했으나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장애인 체육으로 더 활성화됐다. 장애인 파크골프는 일본보다 우리가 더 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거꾸로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파크골프를 보급하는 위치가 됐다.

-부천의 파크골프 인구는?
=부천의 파크골프인구는 약 100명 이상이다. 부천 협회 안에 클럽이 2개가 있다. 하나는 환타지아클럽, 또 하나는 그레이트클럽이다. 동호회 별로 전국적인 활동을 많이 한다. 2010년부터 시작해 출발이 늦었지만 부천그레이트하면 이제 파크골프로 유명하다.

-부천그레이트클럽을 소개해 달라
=부천그레이트는 2010년 4월에 처음 파크골프를 하면서 결성이 됐다. 처음 시작할 때 가까운 동료들, 가족들이 또 그 중에서 장애우들끼리 같이 시작을 하게 됐다. 서로 인맥이 끈끈하게 시작이 돼서 더 재미도 있었고 유대관계도 깊어졌다.
지금도 그 우정을 변치 않고 잘 유지하고 있다. 새로 참여하는 분들도 잘 적응한다. 자랑을 한다면 체육회에서 1년에 한 번씩 클럽에다 교부금을 지원하는게 있는데 해마다 그 대상이 돼서 지원을 받고 있다. 큰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경기도에 수 십 개의 파크골프 클럽이 있는데 지원을 받는 곳은 한 두 클럽 밖에 안된다. 그레이트 클럽이 그 중에 하나다. 그 만큼 클럽이 많이 활성화돼 있고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재미로 했다. 같이 배워가면서 친구 동료 후배들과 전국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잘하진 못해도 열의를 갖고 다녔다. 대회를 자주 나가면서 경험을 많이 쌓고 우수한 선수들과 교류하며 많이 배웠다.

-입상경력은 어떤가?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입상한 분도 있고 전국대회에서 금메달, 은메달을 탄 분도 많다. 부천의 클럽 중에서도 그레이트가 독보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우리 클럽의 강점이다.
가장 최근에는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가 연천에서 진행이 돼서 우수한 우리 클럽 선수들이 많이 참여했다. 파크골프 부문은 이틀 동안 개인전을 치뤘다. 제가 그날 운이 좋아서 한두타 차이로 영광스럽게 금메달을 땄다.

-파크골프를 하며 어려운 점은 뭔가?
-아쉬운 점이 상당히 많다. 전국적으로 파크골프장이 7~80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지역 별로 파크골프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부천은 인구가 100만명을 육박함에도 전용파크골프장이 없어서 너무 아쉽다. 현재 북부수자원생태공원에 있는 시설은 잔디광장과 파크골프장 겸용이다. 파크골프 전용 골프장이 하루 속히 건립됐으면 한다.
매주 토요일은 정기적으로 우리가 와서 골프를 칠 수 있고 목요일도 광명이나 부천 인근에 있는 장애인들이 와서 파크골프 교실에서 수강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잔디광장 겸용이다보니 다른 시설이나 기관에서 예약을 하면 파크골프장을 이용할 수 없다.
또 북부수자원생태공원은 하수종말처리장 위에 3층 높이로 지어졌는데 아직 엘리베이터가 없다. 장애인들이 파크골프를 치기 위해 3층까지 휠체어를 밀고 올라와야 한다. 너무 힘들다. 올라오면서 이미 지쳐 골프를 치기도 전에 기진맥진이다. 시설 면에서 시급히 개선이 되기를 바란다. 하루 빨리 엘리베이터가 설치돼서 좋은 환경에서 골프를 쳤으면 좋겠다.
또 한 가지가 있다. 운동하는 것이 많은 돈이 들거나 하지는 않는다. 클럽 하나와 공만 있으면 되는데 전국대회 출전하는데 차량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또 파크골프장이 예약이 되면 어쩔 수 없이 파크골프 시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서 연습을 한다. 선수들이 다 함께 이동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교통편이 지원됐으면 좋겠다. 이동편이 없어서 부천시장애인체육회 같은 곳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

-많은 체육 중에서 파크골프를 선택한 이유는?
=휠체어 마라톤을 한 적이 있다. 해마다 다니며 열심히 했다. 대구에서 할 때나 서울에서 할 때나 자주 참여했는데 일회성에 불과했다. 1년에 한 번 밖에는 대회가 없고 5km 완주하는데 한 시간여 걸리는데 사실 굉장히 힘들도 또 그 한 대회를 위해 1년 365일 내내 연습을 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탁구나 게이트볼 이런 것들도 해봤지만 선뜻 다가오지 않았다.
어느 날 파크골프를 그냥 한번 해보자해서 이 곳 잔디구장에 왔는데 한 두 시간 해보고 그냥 푹 빠져들었다. 그날 하루 종일 골프를 치고 너무 힘들어 집에 가서 이틀 동안 쉬어야 했다.
그런데 힘들다 하면서도 또 오고 싶은 생각이 너무나 강하더라. 나하고 잘 맞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파크골프를 하게 된 것은 내 인생의 기회와도 같은 일이었다.

-파크골프의 매력은 뭔가?
-다른 운동도 그렇겠지만 파크골프도 인생살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컨디션이 좋고 활력이 넘치는 날이 있어도 그날 골프가 안될 때가 많다. 또 그런 거하고 상관없이 운처럼 공도 잘 들어가고 잘 되는 날이 있다. 그 순간순간에는 굉장한 희열을 느낀다. 18홀을 힘들게 도는데 공이 잘 안들어갈 때도 있지만 하나 잘 들어가면 그 쾌감이 대단하다. 그런 매력이 큰 것 같다.

-평소 장애에 대해 가진 생각은?
=얘기를 하자면 끝이 없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장애를 가진 분과 그렇지 않은 분은 차이점이 굉장히 많다. 우리의 생각과 현실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것 때문에 오는 좌절감이 굉장히 크다. 개인적으로 사진찍기를 좋아하는데 사진을 찍으려면 높은 나무 위 등 다양한 위치에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좌절감이 있다.
너무 하고 싶다는 것보다 나에게 그런 기회가 없다는 느낌 때문에 오는 좌절감이다. 생후 10개월에 소아마비가 왔는데 그 이후로 한 번도 내 발로 걸음을 걷지 못했다. 근데 그렇게 살다보니 크게 불편하다는 것을 못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나름대로 이 자체에도 인생이 있고 즐거움이 있고 희노애락이 있는 것 같다. 어려움 속에서도 때때로 삶에 만족을 느낀다.

-경기복지신문 독자에게 한말씀 해달라.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만 장애인들은 적극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사는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다. 파크골프는 많은 분들이 와서 어울리고 정신적인, 육체적인 건강도 추구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장애인체육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감사하다.

송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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