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법률상담버스 3년간 300여개 지역 방문해 도움
장애인, 다문화가족에 실질적인 복지법률서비스 제공

대한법률구조공단은 1987년 설립돼 약 20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국민들을 대상으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다수의 주민들이 아직도 이를 알지 못해 법률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아는 변호사’를 찾아 지인들을 수소문하기 바쁘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본부 외에도 전국에 18개 지부, 40개 출장소, 54개 지소에서 다양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소외자를 돕기 위한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가 서울, 부산, 대구, 광주에 있으며 다문화 가족을 위한 법문화교육센터도 경북 김천에 운영을 하고 있다. 
특히 외출이 불편한 장애인과 다문화 가족을 위해 이동법률상담반을 운영하며 법률 소외계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동법률상담반을 통해 새롭게 시작된 복지 법률서비스에 대해 김재준 반장에게 물어봤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이동법률상담에 대해 설명해 달라.
=공단은 2010년 7월부터 35승 버스를 가지고 이동법률상담 차량을 운영하여 전국의 산간벽지 등 법률보호 소외지역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무료 법률상담, 법률구조 접수 및 생활법률 강연 등 ONE-STOP 법률구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북단 강원도 화천, 인제, 양구부터 최남단인 해남, 진도, 거제도까지 그리고 배로서만 교통이 가능한 낙도 백령도, 거금도 등을 방문하여 상담했다. 이동법률상담 차량은 운영 이래 현재까지 300여개 지역을 방문하여 법률상담 4835건, 법률구조 접수 397건, 생활법률 강연 95회를 실시하고 있다. 약 6000여명의 시민이 강연을 듣고 도움을 받았다.

-이동법률상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법률 복지서비스도 변해야 한다. 전국에는 변호사가 1명도 없는 무변촌 지역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산간벽지나 도서지역은 교통도 불편해 법률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등 사법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형편에 있다. 이러한 법률보호 소외지역으로 직접 찾아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이동법률상담 차량을 운영하게 됐다.

-주로 어떤 분들이 이동법률상담을 받고 있나?
=여러 계층의 다양한 분들이 법률상담을 받고 있다. 시골장터에서는 상인 뿐만 아니라 나이 많으신 지역주민들과 장애인 분들이 주로 이동법률상담 버스를 찾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결혼이주 여성분들이 주로 국적취득 등에 대한 상담을 하였고, 농협과 연계하는 이동상담실은 농업인, 축산인이 주로 상담을 하고 있다. 

-무료 소송대리의 요건은 뭔가?
=장애인 분들은 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이고 2011년 4월부터는 결혼이주여성들도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 신분증, 등록증 등을 가져오셔야 한다. 다만 대부분 사건에 도움을 드릴 수 있지만 공단이 도와드릴 수 없는 사건이 있다. 예를 들어 가족간의 분쟁, 인륜에 반하는 문제가 있는 사건, 장애인보다 더 열악한 사람을 피고로 해서 소송을 하는 경우 등이 그렇다. 구조의 타당성이 없는 사건이 아니면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다.

-장애인과 다문화인들은 어떤 상담을 주로 하나?
=장애인 분들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대여금관계, 채무관계, 가사문제, 토지문제, 상속문제, 행정 및 형사사건 등에 대한 여러 가지 다양한 내용으로 상담을 한다. 다문화가족은 주로 국적취득, 한국식 이름으로의 성·본창설 및 개명, 외국에 계신 가족들의 초청 등에 대하여 주로 상담하고 있다.

-실제 이동법률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사례는?
=이동법률상담 후 소송을 통한 해결이 필요한 경우 현장에서 법률구조 접수를 받아 무료로 소송지원을 해드리고 있다. 1년에 100여건 정도다. 다문화가족의 경우 결혼이주민의 국적취득 후 성·본 창설 및 개명, 체불임금, 대여금, 파산 및 면책,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재산명시, 형사사건 등 다양한 사건을 도와 드렸다. 특히 개명의 경우에는 좋은 이름으로 작명까지 해드리기도 했다.

-장애인 이동법률상담 사례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어느 시골 5일 장터에서 약간의 지체장애를 가진 분을 만난 적이 있다. 장사도 접고 병원에서 억울하게 피해를 본 사건 뿐만 아니라 가정문제 등에 대해 오랜 시간 상담을 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사건이라 큰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자주 방문해 달라며 크게 고마워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상담 후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책자를 드리고 장애인의 경우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설명드렸는데 든든한 후원자를 가진 것처럼 너무 좋아했다. 그리고 어느 장애인 시설을 방문하여 말하기도 힘든 중증지체장애인과 가사문제에 대해 상담하였는데, 뚜렷한 해결방법이 없어 너무 가슴 아팠던 기억도 있다.

-다문화인 이동법률상담 사례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이동법률상담을 다니면서 버스를 배에 싣고 고흥군 거금도를 방문한 적이 있다. 거기서 외국에서 한국으로 결혼이주해온 여성분이 국적취득 후 개명에 대해 상담을 요청했다. 자녀가 곧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는데 방법을 전혀 몰라 답답해 했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엄마 이름이 외국인 이름이라 따돌림을 당할까봐 걱정했던 것 같다.
이동법률상담소가 관할법원에서 서류를 받아와 성·본창설 및 개명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 추후에 개명이 잘 이뤄졌고 가족이 모두 기뻐한다는 소식을 듣고 뿌듯했다. 아마도 대다수 결혼이주민들의 개명은 그런 사연이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에게 법은 어렵다.
=살다보면 여러 가지 법률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법률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은 소송비용 부담 등으로 법적 도움을 받지 못해서 고통 받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렇다고 사건을 너무 방치하면 안된다. 민사에서는 소멸시효가 있어 10년 이상 채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더 이상 권리를 주장할 수가 없고 손 쉽게 간단히 막을 수 있는 것도 사건을 방치해 경매까지 당하는 분들이 있다.
사소한 고민도 언제든지 법률구조공단을 찾아오시면 전국민 누구나 무료로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다. 법률상담 결과에 따라 무료 또는 소송실비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소송지원을 받을 수 있으므로 법률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법원, 검찰 문턱이 높다는데 공단은 어떤가?
=전혀 높지 않다. 공단 직원들은 국민들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써 기초적인 소양이나 품성에 대해 많은 교육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어느 기관보다 투철하다. 누구나 손쉽게 자유로이 와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어떤 요건이나 절차가 전혀 없다. 그냥 공단에 찾아와서 우리가 편리하게 은행을 이용하듯이 번호표를 받고 기다린 뒤에 상담하면 된다. 132 전화로도 간단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보람도 많이 느낄 것 같다. 어떤가?
=법률문제가 급한 분들은 생업도 포기할 정도다. 어려움에 처해 있으나 법률상담을 받지 못하던 분들이 이동법률상담 버스에 찾아와 상담을 받으시고 고맙다며 환하게 웃으실 때 가장 보람이 큰 거 같다. 100명 중에 1명이라도 법률적인 도움을 받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기쁜 일이 없다. 처음에는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는게 불편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두렵지 않다. 상담할게 없다는 분도 자세히 설명을 드리면 공단 안내책자를 소중히 간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5일 장터나 도서 지역 어디에서나 주민들에게 이동법률상담 및 공단을 안내할 때 지역민들이 좋아하고 격려해 줄 때 힘이 난다.

-경기복지신문 독자에게 한마디 해달라.
=언제든지 법률적으로 고민이 생기면 저희 공단의 문을 두드려 달라.
빨리 찾아올수록 손쉽게 해결될 수 있다. 모든 문제가 그렇듯이 법률문제는 처음부터 묻고 찾아야 원만히 해결된다. 공단은 전국에 18개 지부와 40개 출장소, 63개 지소가 있다. 법률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가까운 저희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아오거나 이동법률상담 버스를 찾아오시면 법률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장애인 분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최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송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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