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출신 '몰카의 여신' '도가니'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려
20여년동안 VJ하며, 방송국 PD와 작가들의 섭외 1순위

문화관광부로부터 '신지식인'방송부문에 선정
취재의 달인, 박카스 아줌마로 선풍적인 인기끌어
사광주의 '대한민국 잠입 취재기' 책 출판해

책 사인회를 하고 있는 사광주 VJ

 

사광주 씨는 부천소사구 출신이다. 여상을 나와 중소기업 경리로 근무하다 결혼 후 구슬 끼우기, 쇼핑백 접기 등 온갖 부업을 하던 중 어느 사보에서 원고료를 준다는 소리에 글을 써 보내면서 주부 자유기고가로 활약하게 되었다. 사는 이야기를 진솔하고 해학적으로 써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고 제1회 SBS 전국여성백일장에서 어머니 얘기를 글로 써 금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 TV 퀴즈프로에 출연해 '퀴즈박사' 칭호를 얻고 특유의 입담으로 PD와 작가 들의 섭외대상 0순위로 꼽히며 방송 리포터로도 활동했다. 급기야 1996년 MBC <임성훈 입니다>VJ 공채에 도전해 수다와 유머로 면접관들을 포복절도시켜 학력과 경력의 열세를 딛고 합격했다.
<PD수첩>〈시사매거진 2580〉〈추적 60분〉<불만제로〉〈소비자고발〉〈먹거리 X파일〉 등 대표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취재현장을 누빈 잠입취재의 달인으로 방송가에서 '몰카의 여신'으로 불리는 사광주(50) VJ가 <'사광주가 간다'-대한민국 잠입 취재기> 책을 출판했다.
영화 〈도가니〉의 실화인 청각장애인학교 성폭력 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린 대한민국 VJ(비디오 저널리스트) 1호이자 여상 출신의 평범한 30대 주부에서 국내 최초, 최고의 VJ가 된 사광주씨를 만나보았다.

 ‘사광주가 간다‘ 출판을 축하드린다. 책 소개 좀 해달라.
=20년 동안 vj로 잠입취재를 남들보다 많이 한 것 같다. 주변에서 잠입취재의 노하우와 방송에 나간 것 보다 흥미롭고 교훈이 될 만한 것들을 담아내보면 어떻게느냐는 권유가 들어와서 쓰게 되었다.
대한민국을 종횡무진 다니며, 진실을 파헤치려면 현장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위장취업을 취재의 원칙으로 삼다보니, 120여 종의 직업을 섭렵했다. 이렇게 일을 하는 동안 학력, 경력, 나이를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이렇게 해냈으니, 누군가 이 책을 보고 ‘저 아줌마도 vj를 하는데 나라고 못할까?’라는 희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썼다.

대한민국 vj 1호의 타이틀을 갖고 있다. 평범한 주부에서 어떻게 vj의 길을 걷게 되었나?
퀴즈프로그램에 나가서 1등을 하면서 ‘퀴즈박사’라는 칭호를 얻고 특유의 입담으로 PD와 작가들의 섭외대상 0순위로 꼽히며 방송 리포터로 활동했다. 급기야 1996년 MBC VJ 공채에 도전해 수다와 유머로 면접관들을 포복절도시켜 학력과 경력의 열세를 딛고 합격했다. 이후 몰카가 내장된 가방카메라를 들고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취재하고 다녔다.

잠입취재의 달인으로 노하우가 있을 것 같다.
=일단 평범한 아줌마처럼 보이기 때문에 의심을 안 한다. 취재 전에 조사를 하고 가는 건 기본이지만, 그래도 현장에 가면 일단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며, 아주 기초적인 것까지 물어보면, 무식한 아줌마가 이것저것 물어보니 얘기가 술술술 나온다. 방송국 PD들이 저한테 만날 하는 말이 '왜 자기가 가면 다들 입을 다무는데 누나한테만 그렇게 얘기를 해주냐고' 그런다. 남들 눈엔 '푼수 아줌마'로 보이겠지만 말하자면 그게 나의 비장의 무기이다.
좀 모자란 듯한, ‘푼수 아줌마’ 캐릭터로 의심을 사지 않고 진실로 다가서는 것. 한 예로 탈주범 신창원 아버지의 마음을 열고 독점 인터뷰를 한 것도 따뜻함이 열쇠가 되었던 것 같다. 또 저는 취재의 원칙을 위장취업으로 삼고 음식점 주방보조, 공장 일용직, 마트 점원, 의사 등 120여 종의 직업을 섭렵했다. 산모로 변장해 산후조리원에 잠입하고 일주일 넘게 노숙인들과 지내며 같이 새벽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퇴폐 남자출장마사지 촬영을 위해서 직접 모텔 방에 투숙하고 심지어는 노래방 도우미도 불사했는데 외모가 안되서 퇴출된 적도 있었다.

영화 ‘도가니’ 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리셨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
2005년 10월 제보가 들어왔는데, 처음에는 도저히 광주인화학교를 취재할 방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방송에 내보내려면, 촬영을 해야하는데 학교측에서 방송국에서 나왔다고 하면 들여보내줄 리가 없고해서 나중에는 시나리오를 직접 작성해서 청각장애아동의 부모로 위장해서 우리아이가 청각장애 3급인데, 학교에 입학시키고 싶다. 우리 아이와 아빠한테 카메라로 좀 찍어다가 보여주고 싶다고 허락을 받고, 애들수업하는 장면, 행정실장방, 교장실, 기숙사 등등을 찍어서 제보자와 수화로 통역하면서 취재해서 방송에 나갔다. 몇 년 후 공지영 작가가 이 사건을 ‘도가니’라는 소설로 부활시켰다. 방송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사회의 각종 사건사고는 마다하지 않고 현장을 파헤쳤는데 두려울때는 언제였고, 취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서 나왔나?

한국사회의 각종 사건사고는 마다하지 않고 현장을 파헤쳤는데 두려울때는 언제였고, 취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서 나왔나?한국사회의 각종 사건사고는 마다하지 않고 현장을 파헤쳤는데 두려울때는 언제였고, 취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서 나왔나?=가끔 두려울 때도 있었는데 역시, 아줌마의 힘 같다. 요즘은 특히 고발성 프로그램이 많다보니, 잠입취재가 필요하고, 갈수록 리얼리티해졌다고 그럴까? 되돌아 지난 20년동안 매일매일 새로운 현장이었고, 돈도 벌면서 저는 정말 재미있게 했고, 제 적성과 딱 맞았던 것 같다. 저는 제 딸들에게도 VJ일을 권한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건 현장을 꼽는다면?
=다 기억에 남는데 한번은 성형수술을 받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제보가 많았다.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들이 며칠 교육을 받고 수술하다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의사들이 교육받는 현장에 잠입했다. 일주일 동안 150만원을 내고 눈수술, 코수술을 이수하는 과정을 취재해서 내보냈다. 내가 직접 시연해야 했을때는 오랫동안 손을 놓아서 못하겠으니, 다음에 한 번더 교육에 참여하겠다고 하고 위기를 넘겼다. 대한민국의 천태만상을 다 보았지만, 그 이면에 정말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때는 너무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방송이 나간 후로는 설렁탕을 파는 가게에는 ‘저희 집은 프림을 넣지 않습니다’라는 플랜카드가 걸리고, 특히 먹거리X파일을 취재하고 난 후는 뭘 먹어야 할지 정말 고민도 되고, 특히 대형마트의 난장들은 철철히 개선되어져야 할 부분이기에 영세업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 너무 가슴아팠다.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 무엇인가?
언제까지 VJ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선방송국에 강의를 하러갔을 때, 후배 VJ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질문을 30분정도 받았다. 내 이름을 내건 후배 VJ를 양성하는 기관을 차리는 것이 나의 꿈이다.

아무도 가지 않는 곳, 하지만 누군가는 가야한다. <사광주가 간다>에서 그녀가 말하는 한국사회 속 각종 사건 사고 현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사광주가 간다'-대한민국 잠입 취재기> 도서출판 '공간의 기쁨' 정가 13,000원

오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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