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장애인, 사회복지 전문가 긍정과 희망 넘쳐
장애인 편견 안타까워, ‘마음 아픈 사람이 장애인’

 

“너의 장애를 슬퍼하지 말고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라. 소외된 이웃에게 네가 가진 것을 베풀어라. 그리고 모든 일을 네 스스로 하고 남에게 의지하지 마라”
장호철 경기도의회 부의장은 지금도 아버지의 유언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2살 때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다쳐 지체장애인이 됐으나 늘 긍정적인 사고를 잃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에도 ‘찐따’라고 비하하는 친구들을 두들겨 패줄망정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늘 긍정적인 사고와 희망으로 가득한 장 부의장은 “진짜 장애인은 몸이 불편한 사람이 아니라 무조건 남을 비판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람, 내가 하면 긍정하고 남이 하면 부정하는 사람이 진짜 장애인”이라고 말한다. 장호철 부의장을 만나 3선 관록에 빛 나는 의정활동 이야기를 들어봤다.

-매년 장애인의 날을 맞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나 스스로 장애인이지만 노인, 장애인 등을 돕는 사회복지 활동을 하다가 도의원이 됐다. 3선 의정활동 기간 동안 노인복지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2005년에 장애인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장애인들은 이동권, 보행권, 선택권, 평등권 등 4가지가 보장이 돼야 생존권에 위협을 받지 않는다. 특히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은 당뇨병에 노출되기가 쉽다. 당뇨로 인해 중복 장애를 갖게 될 가능성이 더 높고 비장애인보다 수명이 짧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 때문에 장애인 이동권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동이 원할해야 체육활동, 문화활동 그 밖에 생계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장애인 이동권을 확보하기 위해 얼마 전 교통약자를 위한 콜택시 운영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교통약자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수원시는 관련 조례에서 중증 장애인은 3급까지만 이용이 가능토록 했으나 도조례에서는 노인, 임산부, 영유아까지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조례는 있는데 차량 구입비 등 예산 확보는 저조한 것 같다.
=이제 곧 비용추계가 들어간다. 수원시처럼 일반택시 회사가 교통약자 이동권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면 경기도가 비용을 보전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40%는 자부담, 60%는 시도에서 부담하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경기도의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적 약자들이 이동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입법 발의 한 것이다.

-3급 지체장애인인데 의정활동이 힘들지 않나?
=어렸을 때 다친 이후로 인공관절 수술 등을 3차례 받았다. 그런데 장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장애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앙정부에서 이미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을 제정했는데 우리 사회에 아직도 장애인을 차별하는 인식이 남아 있다. 장애인들은 교육, 문화, 취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차별을 경험한다. 심지어 관광지에만 가도 편의시설이 안돼 있어 장애인에 대한 제약이 너무 심하다.
공공시설 같은 곳도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된 곳이 50%이고 보통 30%에 불과하다. 관계 공무원들이나 시의원들이 면밀히 관찰해서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낭비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정책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후천적 장애인으로서 차별을 많이 경험하지는 않았나?
=양조장 아들로 태어나 큰 어려움은 모르고 살았다. 특히 타고난 성격이 항상 명랑해 스스로 장애인인지 몰랐다. 오히려 도의원에 당선된 뒤 장애인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장애인을 위한 정책을 실질적으로 만들다보니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경기도의 노인시설은 다 차버려 경기도에서 인허가를 잘 안내주지만 장애인 시설은 아직도 필요하다. 평택시도 얼마 전에 중증장애인 시설을 하나 유치했는데 이런 시설이 들어가면 주민들이 반대해 안타깝다.
장애인이 단합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국민의 약 20%가 장애인 혹은 그 가족들이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 대통령을 우리가 뽑을 수 있지 않겠나. 경기도에도 장애인이 50만명 있는데 그 가족까지 하면 200만명이다. 도지사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시장, 군수, 도의원도 마찬가지다. 장애인 복지 사업도 결국 예산이다. 뭉치면 해결할 수 있다.

-늘 긍정적이고 희망이 넘친다.
=시군 어디에 가서 축사를 할 일이 있으면 늘 웃어라, 웃으면 복이 온다고 말한다. 저도 도의원 3선하며 잘되지 않았나. 가진 것은 없지만 마음은 부자다. 마음에 항상 희망이 있다. 우리가 꿈을 가지면 믿음, 소망이 생기고 꿈이 이루어지는 사랑이 생긴다. 남들에게 희망을 주는 장애인 정책이 많이 나와야 한다. 경기도의 장애인 지도자들을 많이 만나는데 항상 표정이 밝은 분들이 많다. 어느 단체, 어느 세상이나 긍정적인 사고로 가면 모든 것이 잘 되리라 믿는다.

-경기도 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우리나라의 장애인 정책은 생계형 복지로 돼 있어 돈만 주고 끝난다. 이제는 생산성 복지로 탈바꿈해야 할 시기가 왔다. 고기를 잡아주는게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복지가 생산성 복지다. 그래야 장애인들이 스스로 생계를 해결할 수 있다. 나라에서 주는 돈이 없더라도 일자리를 통해 벌 수 있게 해야 한다. 생산성 복지가 정착되면 국비, 도비, 시비를 절약해서 다른 재원으로 쓸 수 있게 된다.
최근 경기도는 도세가 많이 줄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많은 분야에서 20% 감액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차별 복지로 인해 국민 세금이 다른 데로 세고 있다. 생계형 복지를 생산성 복지로 전환해야 한다.

-장애인을 위한 정책, 어떤 것을 만들었나?
=장애인 복지 예산은 대부분 중앙정부의 매칭사업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만든 것이 드물다. 그러나 교통약자를 위한 콜택시 운영조례안도 그렇고 차상위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 급격하게 기우는 장애인 가정에 대한 생계지원 정책 등을 추진했다.
지금은 장애인 일자리 확보를 위해 장애인정보화지원조례를 준비하고 있다.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일자리 교육을 어떻게 시키고 어떻게 취업을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담고 있다. 장애아동, 장애청소년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시급하다. 특수교육 받은 아이들을 취업시키는 것은 지자체의 몫이다.

-지역구 공약 등을 해결하며 평택시에 기여한 바도 크겠다.
=3선하며 다른 도의원들과 함께 예산 970억원 정도를 지원했다. 도 직접 사업비는 4천억원이 넘는다. 평택은 과거 송탄시, 평택시, 평택군 등 3개 시군이 통합했는데 각각 나오던 국비 도비 교부세가 통합 후 하나로만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도로, 교육, 의료, 문화, 관광 등 사회간접시설이 열악하다. 국비를 통해 많은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기복지신문 독자에게 한마디 해 달라.
=아버지께서 유언으로 “남에게 의지하지 마라. 장애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의지를 강하게 하라”는 말을 남기셨고 이 말을 늘 실천하며 살았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으로부터 ‘바르고 굳세게 참되게’라는 교훈을 얻었다. 모든 것을 믿음으로 뿌리 박고 굵은 뿌리가 기반이 돼서 소망을 이루는 줄기가 되고 사랑이라는 열매를 맺는 그래서 믿음, 소망, 사랑이 나무 한 그루처럼 열매를 맺는 희망을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몸이 불편하다고 장애인이 아니다. 무조건 남을 비판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장애인이다. 마음 착하게 사는 분들은 장애인이 아니다. 정치인들이 ‘나눔과 배려’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제일 힘든 말이다. 함부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사회에 나와서 굳세고 참 되게 살아야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기도민께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장애인은 몸이 불편해서 장애 등급을 받지만 진짜 장애인은 몸이 아픈 사람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예비 장애인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를 당해서 장애인이 될지 알 수 없다. 지금 자신이 멀쩡하다고 해서 장애인을 멸시하고 편견으로 대하면 장애인들은 갈 곳이 없다. 장애인을 가족처럼 대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배려 속에 한 가정과 한 나라가 강해진다. 많은 장애인 가구들이 아파하고 시름하고 있다. 그 아픔을 이웃과 나누고 서로 보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 도민 여러분을 깊이 존경하고 사랑하다.

송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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