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출신으로 비닐봉투 제작 30년 경력, 300만 불 수출 달성하는 등 자수성가
부천시 장애인재활작업장 종량제 봉투 생산에 생산 노하우 등 전수해

부천시장애인협회후원회 회장을 맡게 된 채충배 태양봉투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후원회 운영 계획과 그 간의 활동에 대해 들어보았다.<편집자>

채충배 부천시지체장애인협회후원회장이 태양봉투 회사의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있다.

 

-후원회를 이끌어가게 된 소감을 말씀해 달라.
=그동안 후원회원으로 지내면서 부천시지체장애인협회 고문도 맡아서 활동을 해왔다. 이번에 후원회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정말 어렵게 수락을 했다. 후원회원들에게 항상 왼 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는 것처럼 후원회를 이끌어 나가자고 말한다. 동행하는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을 보듬으며 함께 나아가자는 의미에서 후원회 명칭도 '지체장애인협회 친목회'로 바꾸었다. 후원도 중요하지만 서로 친해지고 장애인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도록 활성화 시키려고 한다. 앞으로 임기 2년 동안 주위에서도 많이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

-후원회원 모집과 후원금 모금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후원회비는 60만원과 유사비 10만원으로 년 70만인 원데, 회원이 어느 정도 모일지는 아직 모르지만 현재 50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최대 80명까지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 인원이 모인다면 후원금 규모가 연간 5천~6천여만 원 선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주로 어떤 분들이 회원으로 가입하나
=후원회원 가운데 형편이 넉넉한 분들보다 어려운 분들이 더 많다. 부자들은 후원하라고 하면 대답을 안 한다. 이게 참 안타깝다. 사비를 들여서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거의 구걸하다시피 가입을 권유해야 회비를 내기도 하고 그마저도 아니면 행사에 참석도 하지 않는다.

-부천시지체장애인 협회와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8년 전 부천시재활작업장이 생길 무렵 故 안병환 회장과 지금의 최강식 회장을 만나면서 협회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쓰레기종량제봉투와 관련된 사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과 관련해 알게 되었다.

-쓰레기종량제봉투 생산은 장애인에게 적절한 직종 같은데.
=장애인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부천시에서 총 생산량 가운데 일반기업에 40%, 부천시지체장애인협회에 60%를 배정하고 있다. 지금은 재활작업장을 다른 곳에서 맡아서 운영하고 있어 작업장이 설립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던 지체장애인협회 차원에서 계획해 왔던 장애인 고용 등의 목표나 바램들이 실현되지 않게 되어 안타깝다. 더 많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부천시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지.
=예전부터 장애인 근로자를 꾸준히 고용해 왔다. 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제 동생의 경우 지체장애 3급인데 스스로 일을 해서 먹고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타 직원과 차별 없이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 고용의 장점과 단점을 든다면.
=주위에서 장애인을 고용하는 걸 알고 많이 도와주려고 해서 운영은 되는데, 아무래도 힘이 든다.
지체장애인협회만 봐도 충분히 일 할 수 있는 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부천시에서 10%만 더 지원해줘도 장애인들이 일을 할 수 있는데 안타까운 실정이다. 솔직히 장애인들의 일자리가 많이 부족하다.

-협회 일을 하는 데 부인의 힘이 크다고 들었다.
=아내는 내가 지체장애인협회에 나간다고 하면 "열심히 하다 오세요. 열심히 도와주다 오세요" 이 한 마디만 한다. 잔소리도 안한다. 회사일로 집을 비우면 아내가 일을 다 도맡아서 하기 때문에 정말 큰 힘이 된다.

-사업을 시작한지 30년이 되간다. 자수성가 한 비결이 있다면.
=자수성가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고향이 제주도 옆의 우도인데 중학교까지 밖에 공부를 못했다. 하지만 꾸준히 배우고 배운 것은 내 것으로 만들어 종량제 봉투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생산 물량의 90%는 수출을 하고 있고 그 가운데 80%는 미주에 수출하는데 동종 업계에서 수출량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두세 번째에는 들 것 같다.

-해외수출300만 불 달성도 했다.
=시설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이상 될 수도 없고 지금으로서는 종량제사업이 사양 산업이 되다보니, 클 수도 없고 키울 수도 없는 것 같다. 직종이 24시간 근무이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일이 힘들다고 직원들이 그만두기도 하고 외국인근로자들도 근무하는 데 주위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젊은 1인 기업가들이 벤처사업을 시작했다가 사업이 잘 되지 않아 폐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젊은 기업가들이 갖추어야할 마인드가 있다면.
=회사의 경영인이라면 두발로 많이 뛰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미주에 수출을 하려고 시작할 때, 전부 다 나보고 곧 망한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엔 나에게 와서 하청을 부탁하더라. 그러한 경험이 쌓여 지체장애인협회 종량제 사업의 초석도 마련했다. 한국 플라스틱 연합회 이사로 있을 때도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거래처에 한 번 더 방문하여 안면을 트고 대화를 하다보면 거래가 이뤄진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인터넷에는 밝은데 실질적으로 일을 잘하려고 하지 않는다. 너무 컴퓨터로만 일처리를 하는 것이 안쓰럽다. 내 나이도 60이 다 됐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이 힘을 못 쓴다.

-어려운 시절을 겪은 부모세대가 공부만 강조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결국 우리 세대가 자녀 세대를 이렇게 만든 것이다. 우리 아들이 30대 중반인데 이 친구들이 제일 문제다. 우리는 공부를 할 수 없는 환경에 있어, 어떻게 해서라도 우리 아들, 딸들은 공부를 가르치는데 욕심을 두다보니,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도 일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큰 문제인 것 같다. 늦었다고 생각하기보다 이제부터라도 발로 뛰면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 젊은 부부들에게 충고를 한다면.
=요즘 젊은 사람들은 너무 똑똑하고 현명하다. 우리 세대라면 자녀를 키울 때 반은 일도 시키고 반은 공부도 시킬 텐데 너무 공부에만 주력하다보니 아이들이 나약해져버린다. 꼭 공부에만 집중하지 말고, 일하는 것도 가르쳐야 한다. 우리는 7, 8살에 밥하고 빨래하고 다 했다. 아마 요즘 애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하면 다 자빠질 것이다.(웃음) 요즘 젊은 어머니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공부, 일, 먹을 음식도 같이 만드는 것을 가르치면 좋겠다.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기가 올 수도 있다. 유사시 전쟁이 일어날 수 도 있는 것이다. 그럴 경우 적절히 병행해서 교육시킨다면 충분히 이겨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경기복지신문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본지 안선숙 대표님과는 오래전부터 인연이 깊고, 지체장애인협회 후원회 활동도 같이 해왔다. 추운데 찾아와서 후원회 취임식을 하기도 전에 이렇게 인터뷰를 해줘서 고맙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오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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