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 이수영 직업지원팀장

-제1회 성남시 장애인 취업박람회 총괄담당
-10여년 장애인취업관련 업무 몸담아
-취업 원하면 일단 문을 두드려주시길

이수영 팀장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곽상구)이 주최하고 성남시가 후원한 제1회 성남시 장애인 취업박람회가 ‘Hi~ Jibs"라는 슬로건으로 28일 성남시청 온누리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취업박람회는 KT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IT정보통신, 사무직, 단순노무직 등 다양한 분야의 35여개의 기업이 참가해 170여개의 일자리를 제공했으며 700여명의 구직 장애인이 참가했다.

성남에서 장애인만을 위한 취업박람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총괄’이라고 크게 써진 목걸이를 걸고 박람회가 진행되는 동안 열심히 뛰어다니던 이수영 직업지원팀장을 만나보았다.

“저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장애인 취업 관련해서 10년 동안 일해 왔어요. 그러다가 복지관에서 일하고 싶어서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온지는 2년 정도 됐고요, 지금 신나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장애인을 위주로 한 취업박람회를 지켜보면서 장애인들에게 많은 기회가 없음을 안타까워했다는 이 팀장.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기까지의 이야기와 그녀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장애인 취업의 현주소를 들어보았다.

Q. 장애인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게 된 계기는
- 성남에서는 장애인만을 위한 취업박람회가 한번도 없었다. 비장애인들을 위주로 하는 박람회에서 부스를 하나 정도만 장애인들을 위해 마련된 것이 전부인데, 사실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는 10년 이상 직업재활센터가 운영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노하우도 있었고 취업에 대한 욕구도 커서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Q. 성남시장애인들의 취업욕구는 어느 정도인가
- 취업욕구는 굉장히 크다. 성남에는 공단이 많은 반면에 장애인을 채용하고자하는 사업주들은 별로 없다.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직무도 마땅치 않고 장애인들이 들어가서 일할 수 있는 여건도 그다지 좋지 못한 편이다. 그래서 이번 취업박람회를 통해 장애인들이 얼마나 취업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고 어느 정도 역량이 되는지 기업체나 사업주들에게 홍보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Q. 어떤 기업들이 참가 했나
- 원래 기획할 때는 30여개정도 부스를 마련하려고 했었는데, 자리가 부족해서 정확하게 23개 기업의 부스가 준비되었다. 그리고 간접부스까지 합하면 총 40여개의 기업들이 참가했다. 이 중 성남시내의 기업들이 90%정도 차지했고 그 외 용인, 수원, 서울에 위치한 기업도 있다. 그리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기지사와 성남종합고용지원센터와 공동주관하면서 기존에 협력해 주었던 사업주들이 많이 도와주어서 따로 기업들에게 홍보를 하지는 않았다.

Q. 100여명 채용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가능한 건가
- 사실은 희망사항이다. 목표채용인원이 100여명인데, 50%만이라도 도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이번 취업박람회는 규모가 굉장히 작다. ‘하이서울취업박람회’같은 경우는 체육관을 빌려서 하기 때문에 기업들도 60~70여개들이 참여한다. 오늘 700여명의 장애인들이 박람회를 찾았지만 사실상 장애인들의 욕구에 꼭 맞는 일자리도 많지 않고 사업주들도 뽑고자 하는 장애인이 많지 않다고 말한다. 아직은 서로의 욕구가 잘 맞지 않고 차이가 큰 것 같아 안타깝다.

Q. 현재 기업들의 장애인채용은 어느 수준인가
- 초창기 장애인 취업 업무를 맡았을 때는 장애인들이 일하고자 해도 사업주들이 뽑아주지 않았다. 그래서 일일이 사업주들에게 다니면서 “돈을 많이 벌어 가난한 사람들을 후원하시는 것처럼 장애인 한명을 채용하는 것도 후원이다”라고 말씀드렸다. 장애인을 모시고 하루에 3군데 정도의 기업체를 돌아다니며 재미있게 일했었지만 기업들, 사업주들은 하나같이 차가운 반응이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편의시설도 거의 갖춰진 곳이 없었다. 요즘에는 편의시설들이 다 갖춰져서 휠체어를 타고도 직무가 가능해졌다. 전보다 훨씬 나아진 것은 확실하지만 지금도 대기업 일부는 장애인고용분담금을 내고 장애인 채용을 안 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대기업만 탓할 일은 아니다. 장애인들 자체도 일하고자 하는 노력을 안 하는 분들이 많다. 실제로 기업에서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드물다. 취업이 안 된다고 불평불만만 가질 것이 아니라 본인의 역량강화에 더욱 노력을 해야 한다. 지역사회 복지관이나 유관기관을 통해 일하고자 하는 분야의 자격증이나 기본적인 소양을 갖춰놓고 도전하려는 모습도 중요하다.

Q. 앞으로 장애인 취업박람회는 계속 개최될 예정인가
- 1년에 한번씩은 개최할 예정이다. 복지관에서는 3시간 진행하는 행사인데, 굉장히 큰 예산을 들여서 투자하는 사업이다. 이번이 1회 박람회다 보니까 놓친 부분이 많다. 직원들도 처음 하는 박람회라 좀 서툰 면이 있지만 이번에 많이 배웠다고 말한다. 2회 때는 좀 더 넓은 장소로 옮겨서 예산도 더 투입하고 미리 후원도 많이 받아서 진행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더 많은 기업들과 사업주들이 참여해주는 것이다. 2회 부터는 그동안 장애인 채용을 많이 해온 대기업들의 참여를 더 유도할 계획이다.

Q. 취업을 원하는 장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
- 취업을 원하는 분들은 항상 노크하면 도와줄 것이다. 아이들도 울어야 젖을 주듯이 취업을 하고자하는 욕구만 있고 집에 가만히 있으면 아무런 성과가 없다. 주변의 복지관이나 유관기관의 문을 두드려라. 누구나 다 도와줄 것이다. 역량이 부족하다면 훈련까지 시켜서 취업 알선까지 해드리고 적응 훈련, 사후 관리까지 해드리기 때문에 취업을 하고자하는 의도,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 도움을 요청해주셨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드리겠다.

Q. 기업들에게 하고 싶은 말
- 장애인들이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없을까’ 염려를 많이들 하시는데, 저희를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사람을 그냥 보내지는 않는다. 직무 평가를 통해서 철저하게 검증하고 어느 정도 역량이 되는 분들을 연결해 드린다. 또한 장애인 취업자가 직장에서 안정될 때까지 적응지도도 하고 혹시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사업장에 가서 문제도 해결해 드린다. ‘장애인은 당연히 못할거야’ 라고 미리 판단해서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는 기업들이 아직도 많다. 조금만 마음의 눈을 열어주셨으면 좋겠다. 일단 채용만 해주시면 직무지도부터 적응훈련까지 다 저희들이 맡아서 해드릴 것이다.

이수영 팀장은 취업 후 사후 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했다. 일단 취업이 되면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번, 그리고 한 달에 한번, 두 달에 한번씩 현장에 직접 나가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 확인하고 어려운 점 등을 해결해주는 적응지도 훈련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저임금이상 받지 못하는 지적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지원고용제도’가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지원고용은 21일정도 사업주가 임금을 부담하지 않고 공단에서 인건비를 지원받아 장애인을 고용하는 형태다. 이 기간 동안 담당 복지사가 함께 직무를 수행하고 사업주가 고용 연장을 원하면 그 때부터 직접 채용하는 방식이다.

이 팀장은 취업에 성공해서 음료수를 사들고 감사인사를 오는 장애인들을 만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항상 장애인을 섬기는 마음으로 일한다는 이수영 팀장. 그녀의 바람처럼 장애인들의 꿈이 날개를 달고 현실이 되는 날이 하루빨리 찾아오길 바란다.

박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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