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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상 성남시장애인연합회장
장애인들의 인권을위해 뛰는 것이 나의 행복
2012년 04월 16일 (월) 경기복지신문 gwnp@naver.com

제 3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성남시장애인연합회는 16일 성남시청 온누리홀에서 기념행사를 가졌다. 매년 치러지는 행사지만 1년 중 장애인들에게는 가장 큰 의미가 있는 날인만큼 행사를 주관하는 사람으로서는 행사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초대하는 회원들 한명 한명에게 행사장에 오는 길까지 친히 안내해 주시던 정일상 연합회장을 행사 전에 미리 만나봤다.

 
   

1. 이번 장애인의 날 행사 소개
- 장애인에 대한 인권을 다시금 인식시키는 시간이다. 장애인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경기도민이고 성남시민이기 때문에 행사를 통해서 사회인식개선을 꾀하고자 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경기도지사상, 성남시장상, 성남시의장상, 성남시교육지원청장상 등 각 단체에서 추천받은 분들의 표창장수여와 그동안 성남시의 장애인들을 위해서 힘써주신 이재명 성남시장께도 공로패를 수여한다.

또한 장애인가족들 중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단정하며 효행이 두드러진 학생들 10명을 선발해서 20만원씩 장학금 전달식도 가진다. 기존 행사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점심식사 후 2부 행사로 노래자랑, 장기자랑 등을 진행했었는데, 이번에는 2부 행사 없이 각 단체별로 2부를 진행하게끔 지원했다.

2. 장애인의 날 행사 의미는
- 이 세상에 빈곤과 장애를 갖고자 하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는 우리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장애인이 되다보니까 빈곤이 뒤따라올 수밖에 없다. 비장애인도 취업하기 힘든 시대인데, 장애인은 오죽하겠는가. 이렇게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의 인권을 다시한번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고 법적, 제도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몇몇 잘못된 사람들의 시선으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장애는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여기며 장애인들을 도외시하고 경시하는 풍토. 이런 것들이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사를 갖는다. 더불어 사는 참된 복지사회란, 또한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란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차별 없이 똑같은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장애인들에게는 희망이 되고, 비장애인들에게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3. 성남시장애인연합회 회장이 되기까지..
- 올해 나이 73세. 37세에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었으니 생각해보면 올해까지 36년은 세상을 봤고 36년은 세상을 못보고 살아왔다. 딱 중간지점이다. 지금이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지만 30년 전에는 시각장애인을 보면 침을 뱉고 돌멩이를 던지고 뒤에서 박수치고 택시도 안태워주고 버스는 더 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사고 전에는 중소기업 사장이었던 내가 병원에서 나와 보니 사장이라는 직함은 사라지고 사람들에게 놀림거리가 되는 그저 ‘장님’이 된 것이다. ‘여기서 끝이구나’ 라는 생각으로 비관하고 매일 술을 마시며 아내와도 자주 다퉜다. 자살기도도 2번이나 했다.

그러나 가정이 파탄될 위기에 서니 번뜩 정신이 들었다. 지인의 추천으로 당시 성남시 은행1동 달동네에 시각장애인들이 모여 있던 비영리단체에 들어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다른 시각장애인들과 어울리면서 점자도 배우고 보이지 않는 삶에 적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 단체의 지도부장을 시작으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일하기 시작하면서 주변사람들의 신임을 얻은 것 같다.

그 후 평택, 안성, 충남 연기군 등에 시각장애인협회를 만들며 시각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 뛰어다녔고 치매를 앓고 계시던 어머님과 함께 살기 위해 다시 올라온 성남에서 장애인연합회장까지 맡아 20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

4. 회장직에 오래계셨는데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 성남시 장애인 3만 7천의 대표인데 얼마나 무겁고 힘든 자리겠는가. 민원도 많이 들어오고 음모와 비난을 산 경우도 많았다. 신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 없는데도 그들의 목소리를 다 들어주지 못할 때 많이 힘들다. ‘누구는 도와주면서 왜 나는 안 도와주느냐’라고 따지는 사람이 정말 많다.

하지만 어떻게 다 똑같이 놓고 볼 수 있겠는가. 그때그때 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다 보면 억울하게 누락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점은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당부드린다.

5. 표창도 많이 받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 표창 많이 받았다. 여한이 없을 정도다. 금메달 7개, 70돈정도 받았고 2002년 대통령표창, 손학규 경기도지사표창, 국민훈장까지 받았으니 그렇게 활동도 많이 못했는데 과분하다는 생각뿐이다. 하늘의 별따기 보다 더 어려운 표창을 받은 건 장애인들을 위해서 더 일하라는 하늘의 뜻인 것 같다.

눈을 다치기 전 같이 사업했던 친구들이 말한다. ‘당신이 만약  예전에 했던 사업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면 대통령 표창이나 국민훈장이 어디 있어’ 라고. 그렇다. 돈은 많이 벌었을지 모르지만 내가 스스로 장애인이 되어서 장애인 인권, 권리 등을 위해 뛰어다니는 지금 삶이 훨씬 명예롭고 벅차다.

6. 보람을 느꼈던 경험.
- 대통령 표창을 받고 보니까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어려운 시각장애인 협회 회원들 자녀들에게 매달 사비로 50만원씩 장학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구나’라는 보람도 많이 느끼지만 10년을 넘게 지원하면서 지원 받은 아이가 성장해 사회구성원이 되어 부모님을 잘 모시고 ‘회장님, 장학금 주셔서 덕분에 잘 됐습니다’ 라고 인사 오는 경우가 있다. 그럼 그 아이에게 그 때 받았던 장학금 0.2%라도 떼서 후배들을 위해 지원하라고 말한다. 그럼 월급을 타서 정말 장학기금으로 후원한다.

씨앗을 잘 뿌려놓은 뿌듯함을 많이 느낀다. 내가 뿌린 씨앗이 잘 자라서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됐을 때의 그 보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주변에서 그런다. ‘나이가 73세인데, 회장님은 주름살도 없고 늙지도 않는다고..’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을 하다보면 피곤한 줄도 모른다. 베풀고 사니까 기분이 좋다.

7. 마지막으로 장애인들의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한국장애인복지은행을 설립하는 게 나의 마지막 꿈이다. 이미 청원서를 작성해서 청와대와 보건복지부, 몇몇 국회의원들에게 보내 놓았다. 한국장애인복지은행은 장애인들끼리 서로 조금씩이라도 돈을 모아 복지 은행에 투자하여 장애인들에게 금융거래혜택을 주는 특수은행이다.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경제적으로도 자립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장애인 인구는 252만 명. 앞으로 고령화 추세에 따라 치매와 같은 자연적 장애인까지 포함할 경우 그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국가의 장애인복지예산증액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장애인복지은행설립지원법’이 국회에 발의되고 통과되어 법적, 예산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서울의 본점을 시작으로 각 지방에 지점을 설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각 지점마다 근로능력이 90%이상 있는 장애인들을 선발하여 고용하게 함으로써 장애인들의 취업기회도 확대된다. 살아있는 동안 최소한 한국장애인복지은행 본점 하나만이라도 설립된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듣게 된다면 다시 시력을 되찾는 것보다 더 기쁠 것이다. 고위공직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당부드린다.

불의의 사고로 하루아침에 앞을 보지 못하는 1급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야 했지만 그래도 듣고 말하고 걸어 다닐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정일상 회장.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후배 장애인들에게 말한다. 그의 바람처럼 장애인들을 위한 제대로 된 복지 정책이 향긋한 봄바람을 타고 전해지길 기대해본다.

박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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