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얘기를 해보겠다.

저체중아는 임신 기간이 37주 전에 태어나거나 출생할 때 몸무게가 2.5㎏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1.5㎏ 이하일 때는 극소 저체중아, 1㎏ 이하일 때는 초극소 저체중아라고 부른다. 하은이는 태어날 때 몸무게가 1.05㎏이었고 며칠 뒤에는 몸무게가 더 줄어 1㎏이하로 떨어졌다. 일반인들이 흔히 부르는 미숙아라는 말은 ‘모자르다’, ‘부족하다’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커 요즘엔 ‘이른둥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오늘날 대부분의 이른둥이들은 사회적인 관심 부족과 인프라 미비, 부정적인 인식 속에서 외롭게 질병과 싸우고 있다.
조산은 해마다 증가해 1995년~2003년 통계청에 신고된 540만 건의 신생아 출생 신고 결과, 9년 사이 출산율은 32% 줄었지만 이른둥이 출생률은 2.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5세 이상 고령 초산모의 이른둥이 출산율은 1995년 8.14%, 2000년 13.31%, 2003년 14.74%로 전체 평균 이른둥이 출산율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쌍둥이 또는 다(多)태아를 임신한 경우에는 단(單)태아보다 조산할 확률이 20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른둥이가 출산되는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낮은 사회경제적 여건, 산모가 16세 미만이거나 35세 이상인 경우, 오랜 기간 서 있거나 물리적 스트레스를 받는 활동을 하는 경우, 급성 또는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 미숙아를 출생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이른둥이들의 문제는 무엇인가? 아이가 합병증과 후유증에 시달리고 평생 장애를 가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인큐베이터 안의 조산아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면 이런 장애 확률이 현격히 떨어질텐데 그런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른둥이는 출생시 신체 장기가 미숙해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나 사망률이 높다. 이 때문에 이른둥이들이 인큐베이터나 인공 호흡기에서 치료를 받는 것은 필수적이다.
몸무게가 2㎏ 이상이 될 때까지 신생아 중환자실, 혹은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은 후에는 합병증의 결과로 뇌성마비, 지능 저하 등의 장애를 가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병원비도 문제다. 이른둥이가 석 달 입원할 경우 드는 비용은 약 30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가족들이 겪는 정신적인 고통 및 갈등도 무시할 수 없다. 조산아 가정은 조산아를 출산했다는 사실 자체로 우선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아기와의 격리, 죄의식, 아기가 사망할 수 있으며, 평생 장애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부 가정에서는 조산아 출산이 시부모와의 갈등, 별거, 이혼 등 가정 해체로 이어지기도 한다.
여러 가지 질환과 합병증 때문에 집중 치료를 받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부모에게는 큰 고통이다.
여리고 불쌍한 이른둥이들을 도와달라는 감정적 호소에서 벗어나 냉철하게 경제적 관점에서 한 번 접근해 보자. 신체적인 문제를 안고 태어나는 혹은 갖게 될 이른둥이들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면 우리 사회가 이들을 떠안을 때 드는 사회적 비용은 얼마나 될까.


우선 이른둥이들이 장애를 갖게 되면 노동력 상실에 따른 장래의 기대이익을 얻지 못하는 사회적 손실이 발생한다. 무엇보다 장애인이 된 이른둥이들을 위해 엄청난 사회간접자본비용이 쓰인다.
건물을 지을 때는 휠체어 전용로를 만들어야 하고 길가의 턱을 낮추어야 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블록을 설치해야 한다. 어디 그뿐인가? 지하철에는 장애인을 위하 시설을 해야 하고 버스도 저상버스 등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버스를 도입해야 한다. 비용은 모두 그냥 설치했을 때보다 2배 이상이다. 거기다 장애인 1명을 먹여살리기 위해 정부가 평생 동안 지출해야 하는 지원금 등을 또 계산해야 한다.


한마디로 정부가 이른둥이들이 장애인이 되는 것을 막을 수만 있다면 엄청난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2009년도에 태어난 이른둥이만 2만5000여 명에 달하는데 인큐베이터와 같은 장비와 의료진은 태부족이다. 대형 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병상 1개당 연간 적자가 4000만∼5000만 원에 달한다고 하니 어느 병원이 이를 유지하겠는가?


반면 다른 나라의 이른둥이 지원현황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일본이나 미국은 산과 전문의와 신생아 전문의가 상주하는 신생아 집중치료센터가 지역마다 설치돼 있다. 또한 이른둥이들에 대한 의료비는 전액 국가부담이며 특히 일본의 경우 인큐베이터 하나당 간호사 1명이 붙어서 24시간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이는 고농도 산소에 의해 유발되는 백질연화증과 신생아 망막증과 같은 질병의 발생을 막아준다.


그 결과 일본의 이른둥이들은 우리나라 이른둥이보다 뇌성마비, 시각장애, 청각장애 등의 장애를 가질 확률이 4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은이가 장애를 갖게 된 후 우연히 보게 된 TV프로그램에서 길게 늘어선 인큐베이터마다 간호사들이 붙어서 이른둥이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인큐베이터 7~8개당 1명의 간호사 돌본다. 자연히 신체장기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그리고 고농도 산소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미국이나 노르웨이 등에서는 23~27주 만에 태어난 조산아는 뇌성마비 위험이 9.1%인 것에 비해 37주 이후에 태어난 아이는 0.1%였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23~27주 만에 태어난 이른둥이가 장애를 가질 확률이 약 25%나 된다. 국가가 정책적으로 장애인을 양산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른둥이들에 대한 의료, 경제적 지원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

송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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