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고 봉사하면 즐거워집니다"

농협 여성 공채 1기로 입사해 30년 근무
일과 봉사 병행하며 나눔 실천에 앞장서
끝없는 학구열 불태우며 자기 계발 노력

오혜진 기자

  프로는 아름답다고 했던가. 일에 있어서도 그리고 주변 이웃들을 돌아보는 일에 있어서도 프로정신을 가지고 열심히 생활하는 억척 여성이 있다.

  농협중앙회 부천상동지점에서 근무하는 박홍순 차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박 차장은 지난 1980년 농협중앙회에서 실시한 여성공채 1기로 입사해 30여년 간 근무해 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으로 꼼꼼하고 정확한 일처리로 동료와 후배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공채 경쟁률은 5명 모집에 158명이 지원해 3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나타낼 정도로 치열했다. 5명 가운데 당당히 합격한 박 차장은 이후 광명에서 근무를 시작해 인천을 거쳐 부천으로 오게되었다.

  지난 30년 간 직장에서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집에서는 며느리이자, 아내 그리고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게 임한다는 생각으로 치열하게 살아왔다.

  하지만 박 차장이 늘 일과 가정에만 매달리면서 살아왔던 것은 아니다. 바쁜 일과 속에서도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에도 꾸준히 참여하면서 나눔을 실천 해 왔던 것.

  광명에서 살 때 자녀를 한 명만 키우고 있는 엄마들끼리 모여서 아이들이 외롭지 않도록 서로 친구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생활 정보도 교환하는 모임을 만들었는데 마침 그 중의 한 엄마가 봉사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던 것이다.

  1992년도 부터 라이온스에 가입해 활동을 이어왔으며 근무지에 따라 지역이 바뀌면서 지금은 부천의 예원라이온스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봉사를 하기도 하고 인근 경로당을 찾아가 점심을 대접하기도 한다.

  또한 불우이웃 돕기 일일찻집 등 라이온스 클럽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적극 참여해 봉사를 실천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라이온스 활동 외에도 부천 원미동 지점에 근무할 때는 북초등학교 학생과 1대 1 결연방식으로 3년 간 점심 급식을 지원하기도 했고 에티오피아 어린이 후원하기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또한 어린이를 지원하는 단체인 '나눔과 새로움'에도 후원을 해오고 있는데 주변 동료들에게도 후원금 자동이체를 권하는 등 봉사와 나눔을 전파하는 데도 열심이다.

  부천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박 차장은 지역사회를 돕는 모임인 '부천을 사랑하는 모입(부사모)'에도 가입해 재무와 컴퓨터 등 단체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하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보니 봉사 활동 현장에서 박 차장을 만나는 사람들은 "농협에 근무하시느라 바쁠텐데 이렇게 좋은 일도 하시느냐"고 물으며 농협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가지기도 한다고 한다.

  박 차장은 농협에서 일을 할 수 있을 때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노후에도 봉사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바쁜 가운데에도 시간을 쪼개서 봉사에 임하고 있다. 

  농협에서 근무하면서 경영학 학사를 취득했고,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자격등도 취득하는 등 학구열도 높은 박 차장은 퇴직 후에는 전문 지식을 살려 재테크 등 관련 분야에 대한 강의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현재 인하대학교 경영대학원 3학기에 재학 중이기도 하다.

  건강이 뒷받침만 된다면 석사를 마친 후 박사까지 도전해 보고 싶다고. 일하는 여성으로서 고충에 대해 박 차장이 처음 농협에 입사해 근무할 때만해도 남녀평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았고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여성들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승진에서도 차별이 있어 지난 1988년 노조가 생기면서 그나마 남녀가 공정하게 승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지만 더 높은 자리로의 승진은 여전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사회생활의 선배로서 박 차장은 후배 여직원들에게 항상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도록 주의하고 업무에 있어서도 엄격한 상사로서의 권위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많은 은행 가운데 농협을 믿고 이용해 주는 고객들의 재산을 항상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가르치는데 엄격함이 없다면 자칫 분위기가 느슨해 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업무를 하다가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준다고 한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과 봉사하는 모습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농협의 이미지와 연결되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 한다는 박 차장은 "봉사를 하면 우선 내가 좋고, 그리고 상대방이 좋기 때문에 결국 양쪽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되는 것 같다"며 "같이 봉사하는 분들을 보고 배우면서 앞으로도 계속 활동해 나가고 싶다"며 웃음지었다.

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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