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의 든든한 지킴이가 되겠습니다"

기후변화로 재난 발생 많아져 소방서 역할 중요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다양한 서비스 제공
부임 후 우수관서로 선정되는 등 좋은 평가 받아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난재해가 연이어 발생하는 요즘, 시민의 곁에서 든든한 지킴이가 되고 있는 기관은 바로 소방서이다. 전광석 부천소방서장을 만나 소방서가 지역사회에서 펼치는 활약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 9월인데도 여전히 날씨가 무덥고 비가 많이 온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난재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소방서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데.

  =장맛비보다도 비가 많이 온다. 비가 와서 날씨가 습하기 때문에 화재발생은 줄어들었지만 침수지역이나 단독주택 등 물난리에 취약한 지역은 찾아가서 배수도 하고 때에 따라 청소도 해준다.

  부천은 도시 지역이라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농촌 지역은 날씨가 가물면 논에 물도 대주어야 한다.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겪는 크고 작은 일들을 두루두루 살피는 곳이 바로 소방서일 것이다. 기후변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재난이 발생하면 소방, 경찰, 군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제로 구조할 수 있는 장비나 인력은 소방서가 가장 잘 갖추고 있다.

▶ 취약계층은 화재가 발생할 경우 더 많은 피해를 입을 것 같다.

  =부천의 경우 화재로 인해 지난 해 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자의 절반이 주택화제로 발생하는데 다세대나 일반주택에서 많이 발생한다. 상동이나 중동 같은 신시가지보다 구시가지에서 화재가 더 많이 발생한다. 주거 환경이 나은 지역은 화재가 발생해도 큰 피해가 나기 전에 대처할 수 있는 감지기나 스프링클러 같은 시설이 잘 되어 있다.

  하지만 옛날에 지어진 건물은 그런 시설이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크다. 얼마 전에 역곡에서 불이 났는데 피해자가 술을 마시고 잠이 깊이 들었는지 대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 저소득 가구나 장애인 가구에 화재감지기 등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고 소화기도 보급한다. 또한 부주의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해 화재 예방에 관한 전단지를 나눠주는 등 계도활동을 하고 있다.

▶ 노인이나 장애인 생활시설 등은 화재 예방을 어떻게 하는가.

  =거동이 상대적으로 힘든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장소에 화재가 나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설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교육도 실시하고 모의 훈련도 하고 있다. 관내 시설에 직접 소방차가 출동해 소방도로 확보는 용이한지, 소화전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해서 만약의 경우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요즘은 차량이 많아 출동이 쉽지 않기 때문에 주변 교통여건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또한 자주 찾아다니며 돌아보기 위해 의용소방대가 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봉사도 많이 하고 지난해에는 종무식에 장애인 생활시설인 부천혜림원을 찾아 봉사하기도 했다.

▶ 긴급차량 출동시 양보하는 시민의식이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외국에서는 소방차 사이렌만 울려도 홍해가 갈라지듯이 차량들이 한 쪽으로 비켜서 도로 가운데에 길이 생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부분에 대한 훈련이 잘 안되어 있다.

  어릴 때부터 기본적인 시민의식을 길러야 하는데 경제성장에 치우쳐 ‘빨리 빨리’주의가 팽배하다보니 이런 부분이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점점 시민들의 의식이 나아지고 있지만 세밀한 부분까지 교육시켜야 한다고 본다.

▶ 부임하신지 1년이 조금 지났다. 성과가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긴급구조종합 훈련에서 우수관서에 뽑혔고 장비개발 분야도 경기도에서 최우수를 했다. 전화친절도도 많이 향상되어 그 전에는 경기도내 소방서 중 27위를 했는데 이번에 9위로 올라왔다. 소방서 평가도 상위권에 들었다. 훈련도 잘하고 운도 좋았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들이 나온 것 같다.

▶ 화재발생은 많이 줄었는지.

  =지난해에 비해 많이 줄었다. 건수는 줄었는데 재산피해는 늘었고 구조건수도 늘었다. 재산피해는 고가 장비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피해가 커진 면이 있다. 요즘은 초고층 빌딩이 많이 생기고 있어 이에 맞추어서 대비를 해야 한다.

▶소방공무원이 된 계기가 있다면.

  =우리 나이로 31세에 소방공무원이 되었다. 그전에는 소방에 대해 잘 몰랐다. 대학에서 화공을 전공했는데 당시 화학공학과를 나오면 취직이 잘되던 시기였는데 우리가 졸업할 때쯤 경기가 안 좋아서 채용도 잘 안됐다. 그 뒤로 1년 반 정도 일없이 지냈다.

  당시 서울에 살고 있었는데 영등포 역전 모직공장 담벼락 붙어있던 소방간부후보생 모집 공고가 붙어있었다. 소방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한 번 응시했는데 4기에 나이가 꽉 차서 합격했다. 1985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25여년을 소방에 몸담아 왔다. 부천소방서에 오기 전에는 과천소방서장, 안성소방서장, 수원중부소방서장, 수원남부소방서장 등을 거쳐 왔다.

▶ 소방공무원으로서의 매력은.

  =자기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공무원 가운데 소방공무원이 평균 수명 58세로 가장 짧다. 화재 현장을 들어가야 하니 유독가스를 마시는 경우도 있고 또한 사고가 낮보다는 밤에 일어나기 때문에 항상 긴장된 생활을 하고 있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내가 힘든만큼 시민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다. 스스로를 희생하고 봉사하는 가운데 여러 사람이 편안하게 생활하고 귀한 인명을 구한다는 것, 그거 하나다.

▶ 팀워크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팀워크가 안 맞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 오래 일을 하다보면 현장에서 암묵적으로 서로 해야 할 일에 대해 파악이 된다. 엉뚱하게 일을 하다보면 일일이 시켜야 하고 팀워크가 안 되면 다칠 수도 있다. 팀워크를 다지는 길은 훈련 밖에 없다.

  그래서 일 년에 한번 긴급구조종합훈련을 하는데 그때 소방서, 경찰, 군, 시청 등이 모여서 합동으로 훈련을 한다. 지난 해 부천소방서가 우수관서에 뽑히기도 했다.

 

정리=오혜진 기자

▶ 소방공무원으로서 아쉬운 점은.

  =인력도 늘리고 장비도 개선할 수 있도록 소방예산이 충분히 늘었으면 좋겠다. 인력이 늘면 서비스도 더욱 좋아진다. 서 전체에 소방인력이 226명인데 실제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은 2교대로 일을 하기 때문에 절반 정도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한정된 인원으로 어려움이 많다. 경기도 재정이 열악해지다 보니 소방에 투자를 할 수 없어 김문수 경기도지사님이 소방예산을 국비로 40%까지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실 소방도 중요한 복지 가운데 하나다.

  어려운 사람들을 구조하고 고령자, 아픈 사람이 많기 때문에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점은 규제완화를 많이 하는데 내용을 보면 다른 규제보다 안전에 대한 규제완화가 되고 있다. 안전은 계속 강화되어야 하는데 주민들이 불편하다고 하면 제일먼저 안전 분야부터 손을 댄다. 그 부분이 많이 안타깝다.

▶ 장애인과 노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소방서에 독일에서 들여온 노인전용 앰뷸런스가 있어 사전에 예약하면 모시러 가서 병원에 이송해 드린다.  또한 119번호가 기억하기 쉬우니 아프거나 급한 일이 아니어도 민원이 있을 때 119로 연락주시면 내용을 파악해 시청이나 경찰서 등 유관기관에 연락해 조치를 취할 수 있으니 언제든지 이용 부탁드린다.

정리=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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