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농협중앙회장에 개선 권고
신규 및 기존 기기 개선방안 마련해야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시각장애인이 농협의 ATM(현금입출금기)을 사용할 수 없다는 진정에 대해, 농협중앙회장에게 현재 설치되어 있는 ATM의 개선을 포함한 적절한 개선 방안 마련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시각장애 1급인 오모(여, 27세)씨는 “현재 농협 ATM이 일반 사용자를 위한 음성안내만 제공하고 있어 시각장애인은 사용할 수 없다”며 지난 2008년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결과 농협의 일부 ATM에는 저시력인을 위한 확대화면이 제공되고 있었으나 전맹인용 안내 음성 및 키패드는 제공되지 않아 전맹 시각장애인은 사용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농협은 2009년부터 전맹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능이 지원되는 ATM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하였으나, 국가인권위원회는 농협의 규모 및 분포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시각장애인이 겪는 불리함이 해소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7조는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제공자는 각종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배제·분리·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금융자동화기기 접근성지침’이 제정되어 동 지침을 적용한 기기가 생산되고 있고, 생산비용 또한 농협의 규모 및 영업이익에 비추어 과도한 부담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현재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ATM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ATM이 주문기관의 요구에 따라 기능을 선택적으로 장착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각장애인이 ATM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협과 같은 금융기관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농협중앙회장에게 향후 도입하는 신규 기기뿐 아니라 기존 기기에 대해서도 전맹 시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황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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